크래프톤, 철학·도전의 상징 '테라' 서비스 11년만에 마무리…"새로운 도전 위한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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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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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래프톤]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최초로 '논타깃팅 액션'을 선보인 온라인게임 '테라'가 오는 6월 3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로써 개발사 크래프톤(전 '블루홀스튜디오')이 게임 업계에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동안 수행해 온 디딤돌 역할을 11년만에 마무리하게 됐다.

테라는 지난 2011년 1월 최초 출시 후 높은 완성도와 미려한 그래픽을 무기로 글로벌 PC·콘솔 시장에 출시돼 지원 플랫폼을 확장해 왔다. 크래프톤은 테라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Xbox) 기기로 콘솔 이용자를 사로잡았고 스팀이라는 새 판로를 발굴하는 등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이어 왔다.

긴 역사의 새 국면을 맞이한 테라의 시작부터 종료까지를 정리했다.

◆ 개발진 100여명, 개발비 300억원…‘프로젝트 S1’, 정식 서비스까지의 과정

테라는 탄생 과정을 비롯한 주요 변곡점마다 많은 화제를 일으킨 게임으로 평가된다. 성공한 1세대 벤처 기업인으로 꼽히는 장병규 의장과 리니지2의 제작을 이끌었던 '스타 제작자' 박용현 등 제작팀이 뭉쳐서 게임을 만든다는 소식에 게임 업계에서도 이들을 주목했다. MMORPG 명가를 만들겠다는 이들의 비전과 제작 중심의 새로운 게임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세운 회사가 바로 크래프톤의 시작인 '블루홀스튜디오'다.

프로젝트 S1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에 들어간 테라는 100명이 넘는 개발진과 300억원의 개발 비용이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였다. 제작 과정은 험난했다. 길어진 제작 기간과 불어난 투자금액, 베타 테스트 이후 표출된 제작진과 경영진 사이의 의견 차이 등으로 출시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시장을 무대로 최초와 최고의 역사를 쓰겠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많은 사람들이 흘린 땀과 노력은 정식 서비스 시작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사진=크래프톤]


◆ 신선한 논타깃팅 전투 시스템 대흥행…출시 첫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휩쓸어

테라는 출시 전부터 이용자가 직접 공격 대상을 조준해 전투를 치르는 논타깃팅 시스템과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았고 출시 직후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최고 동시접속자 수 20만명을 기록하고 이용자가 몰리면서 수 차례 서버가 먹통이 됐다. 당시 개발진들은 운영 현장을 '전시 부상병동'에 비유할 정도로 급박하고 치열한 상황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테라는 이용자들의 관심 덕에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 출시 후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도 동시접속자 수 13만명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며 팬들을 끌어모았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출시 원년인 201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비롯해 3개 부문(사운드·그래픽·캐릭터)에서 기술창작상을 수상했다.

◆ 글로벌 시장 진출과 스팀·콘솔로 도전 지속…누적 이용자 2500만명 되기까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테라는 국경과 플랫폼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담한 도전에 나섰다. 2011년 8월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일본 시장에 출시된 테라는 첫 달 일 평균 동시접속자 수 3만명을 기록하며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닌텐도 게임기와 플레이스테이션의 본고장으로 콘솔 플랫폼이 온라인 PC 게임 시장을 압도하는 일본에서 만들어 낸 뜻깊은 결과였다. 테라는 이후 북미, 유럽, 중국, 대만, 러시아, 태국 등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 2500만명의 누적 이용자를 보유한 게임이 됐다.

2015년 북미 출시 3주년을 맞이한 테라는 스팀에 론칭했다. 당시 스팀 MMORPG 가운데 일 평균 동시접속자 수 2만2000명 이상으로 1위에 오르고, 스팀에 등록된 전체 F2P(Free-to-play, 부분유료화) 게임 중 10위권에 드는 성적을 받았다. 국내 MMORPG로는 최초로 콘솔 이식 버전으로 북미, 일본, 유럽 시장에 출시돼, 북미·유럽에선 출시 약 3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일본에선 6주간 플레이스테이션 무료 게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크래프톤]


◆ 출시 10주년 PC 서비스 직접 운영으로 이용자 소통 강화, 그리고 마침표

블루홀스튜디오는 지난해 1월 테라 출시 10주년을 맞아 PC 테라 직접 서비스를 발표했다. 한게임에 이어 넥슨에서 맡아 온 테라 서비스 운영을 개발사인 블루홀이 직접 맡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이용자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였다. 회사측은 이후 이용자와의 간담회, 대규모 업데이트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테라의 모습을 꾸준히 만들어냈다.

테라 운영진은 지난 20일 공식 웹사이트 공지사항을 통해 서비스 종료 일정을 발표했다. 운영진은 테라에 대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논타게팅 방식의 전투 시스템과 매력적인 월드를 선보인 이래 수호자님들과 함께 아르보레아의 역사를 써 왔다"며 "부족하나마 여러분께 만족스럽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제 테라(PC)는 오는 6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블루홀스튜디오의 대표작이자 크래프톤의 시작점, 그리고 배틀그라운드라는 메가 히트작이 나오기까지 크래프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테라가 PC 서비스의 종료를 고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개발진들이 그 어느 게임보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고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 제작 방식을 만들어 가기 위해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과 노력 끝에 탄생한 테라가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응원하고 있다.

이제 테라에서 출발한 최초·최고를 향한 도전은 크래프톤의 DNA에 각인되어 지속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앞으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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