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중국과 홍콩의 뒤바뀐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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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4-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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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내 코로나 진정세...부활절 연휴 보복 소비 폭발

  • 중국은 확산세 여전...사회면 제로 코로나 늦어질 듯

홍콩 부활절 연휴기간 주요 쇼핑센터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홍콩 칭바오 갈무리]

"최근 한 달 사이에 중국 본토와 홍콩의 처지가 뒤바뀌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두고 중국 온라인상에서 이같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6만명에 육박했던 홍콩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목전에 앞두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홍콩, 부활절 연휴 보복 소비 폭발...홍콩 내 코로나19 진정세
지난 주말 홍콩은 모처럼 활기가 띠었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이어진 부활절 연휴 동안 홍콩 주요 쇼핑센터와 관광지는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홍콩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오후 6시 이후 여전히 영업하지 못하고 테이블당 최대 2인으로 제한됐지만, 부활절 연휴기간 요식업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일부 쇼핑센터의 방문객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배부한 소비쿠폰이 단시간 소비 부양 효과를 끌어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앞서 2월 홍콩 정부는 2022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예산안을 발표, 소비 환기책으로 18세 이상 주민에 1만 홍콩달러(약 153만3390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할 방침을 밝혔다. 이번 소비쿠폰 예산은 664억 홍콩달러(약 10조4892억원)로 4월, 8월 두 차례 각각 5000홍콩달러씩 배부한다.  

홍콩 자유당 소속의 입법회 의원인 피터 시우 카파이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부활절 연휴기간 분출되는 모습"이라면서 "소비쿠폰의 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진정세에 외출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실제 연휴기간 홍콩 툰문, 취안완, 올림픽역에 위치한 쇼핑센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하고 방문객수도 25% 늘었다고 홍콩 부동산업체 신화그룹이 19일 전했다. 

SCMP는 오는 21일 홍콩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방역 완화 조치에 따라 홍콩 시민들은 식당 내 식사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늘리고 각종 오락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3인 이상 모임 금지를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완화해 식당에서 테이블당 4명까지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술집과 클럽, 수영장 등의 영업은 계속 금지된다.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 지난 2월 9일 홍콩 내 신규 일일 감염자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선 후 지난달 초 6만명에 육박했다. 이후 정점을 찍고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내 신규 감염자수는 18일 기준 613명으로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 수도 20명대로 크게 줄었다. 

다만 당국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부활절 연휴기간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향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커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어우자룽 홍콩 위생방호센터 전염병처 수석 의사는 홍콩 명보에 "연휴기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시행된 만큼 감염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상시 모니터링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본토, 홍콩 코로나 확진자수 추이 [자료=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홍콩 위생방호센터 전염병처]

◆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여전...사회면 제로 코로나 늦어질 듯
이와 반대로 중국 내 확산세는 여전하다. 지난 5일 2만명을 넘어선 이후 13일째 2만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일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확산세가 여전하다.

특히 상하이를 중심으로 감염자수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전날 상하이에서만 2만416명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동안 본토에서 발생한 중국 전체 확진자 2만1484명의 95%를 넘는 규모다. 상하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째 2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사망자 수가 연일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상하이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18일 이틀 연속 나왔다.  

상하이 내 사망자가 연일 늘어나자 상하이시 당국이 이례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우칭(吴清) 중국 상하이시 상무부시장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상하이 내 코로나19 정세가 복잡다단했다"며 핵산(PCR) 검사 일정 조정에 있어 불편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선을 통해 PCR 검사 계획을 사전에 통보하고 검사의 질과 효율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오늘(19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봉쇄통제구역에서 PCR 검사를 시행하고, 이튿날(20일)부터는 관리통제구역도 검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며 "시민들의 양해와 협조를 통해 하루빨리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시행하고 정상화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는 무증상자를 포함한 신규 감염자가 격리 통제 구역에서만 발생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중국식 방역 용어다.

이에 따라 상하이 봉쇄 완화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애초 당국은 20일까지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 봉쇄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었다.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4월 16일 주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봉쇄 장기화...중국 경제에 짙어지는 먹구름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경제에 미칠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세계 주요 은행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는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0%에서 4.2%로 내렸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도 "상하이 도시 봉쇄가 한 달 더 연장되고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부분 봉쇄가 두 달 이어지면,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3%대로 내려앉아, 올해 성장률이 4.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4%) 성장률을 웃도는 것으로, 로이터(4.4%), 블룸버그(4.3%) 등 시장 전망치보다 높다. 

하지만 이는 3월 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상하이 도시 봉쇄 등 충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상하이의 상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GDP는 1분기보다 더 낮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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