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 키트를 가정집에서 조립? 경악스러운 비위생적 생산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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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미 기자
입력 2022-04-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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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업 형태로 자가검사 키트 조립... 맨 손으로 작업

  • 작업장 주변 동물 풀어 놓아 비위생적 작업 환경 노출

  • 식약처 "재하청 정황 드러나... 사실 관계 여부 확인 중"

연일 10만 명 대를 훌쩍 넘는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비위생적으로 생산 되는 자가검사 키트가 충격을 안기고 있다.
 
10일 채널A,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에서 필터캡(검체추출액통 입구 마개) 조립을 위탁 받아 수행하는 경기도에 있는 업체 한 곳이 위생이 불량한 장소에서 작업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직원 3명이 가정집 방바닥에 앉아 자가검사 키트 부품을 조립한다. 장갑도 끼지 않고 맨손으로 시약을 섞고, 닫을 때 쓰는 노즐 캡을 만지기도 하며 언뜻 보기에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보자로 추정되는 부품 업체 관계자는 “(키트에)고춧가루나 머리카락 음식물 같은 것들이나 이상한 검은색 기름 때 같은 것들이 많이 묻어 있다”고 제보하며 위생 상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사진=채널A]


또, 작업장 주변에는 개와 길고양이들이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공장 관계자는 “털 날리는 건 둘째 치고 작업장 안에 배설물 같은 걸 싸놔서 치우는 걸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생을 요구하는 작업장에서 동물들이 수시로 활보하며 상식적이지 않은 모습에 충격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식약처에 따르면 의료기기 제조 공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해당 작업장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외부 제조소에 다시 조립을 위탁하는, 이른바 ‘재하청’을 준 정황을 확인해 문제 업체와 관련된 진단키트 기업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업체 대표는 공장 안에서 부업 방을 운영하긴 했지만, “가정집에 준 적은 없다”며 “애완견도 작업장에 풀어놓지 않았다”고 채널A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여기서 문제는 이 업체에서 얼마나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유통된 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14일 신고를 받고, 3주가 지난 이달 6일에서야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고 시점보다 현장 점검 시점이 상당히 늦어진 이유에 대해 “관할 지방식약청 감시원 다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현장 점검이 다소 지연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보도를 접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러니 진단 키트 검사가 제대로 나올 수 있나요?”, “1개 가격이 싸지도 않는데... 너무 비양심적이네요”, “저 업체 한국 맞나요?”, “와 무균실 같은 곳에서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위생 개념이 진짜 너무 심하네요” 등 비위생적으로 생산하는 A 업체를 향한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식약처는 문제가 된 필터 캡들이 실제 진단 키트에 쓰였는지 여부와 이렇게 제조 된 진단 키트들이 유통됐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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