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식시장, 미국 긴축·우크라 침공 속 안전자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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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4-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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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기 침체 신호가 나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강화하며 세계 주식시장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주식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채권시장에서 2년물 국채 금리는 10년물 국채 금리를 추월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격화됐던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이다. 일반적으로 단기금리보다 높은 장기금리가 단기 금리 밑으로 하락하면 시장은 이를 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인다.

통상적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경우 아시아 시장은 세계 주식시장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 대국인 미국에 비해 아시아 시장의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미국 등 안정성이 높은 국가의 주식시장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계산에 따르면 지난 1988년부터 2019년까지 나타난 5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 사례에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아시아태평양지수는 금리 역전이 이뤄진 후 3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1.6%가량 하락했다. 세계 증시 주가를 나타내는 MSCI 세계지수에 비하면 약 4%포인트 가까이 뒤처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이번에는 아시아 주식시장이 오히려 다른 시장에 비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이전에 비해 아시아 국가들의 거시경제 환경이 안정되어 있고, 중국이 부양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가 풀리며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이유다.

아시아 증시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우려하고 있고, 유럽 시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파급 효과를 우려하는 가운데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지카이 첸 BNP파리바자산운용 아시아 주식팀장은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금융위기를 맞았던 지난 1997년과는 달리 현재 아시아는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평가했다. 이어 "아시아는 적당한 밸류에이션, 합리적이고 강력한 펀더멘털 등 증시를 지지하는 기술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 5.5%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아시아 주식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관리들은 적절한 시기에 통화 부양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르면 다음 주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캐서린 융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투자책임자는 "중국은 연준과 매우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경제 안정을 위해 더 많은 통화·재정 부양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더 엄격한 코로나 관련 규제를 취하고 있다는 것 역시 향후 아시아 증시를 지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 국가가 코로나 관련 규제를 풀 경우 경제가 발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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