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거함 '타호', 풀사이즈 SUV의 위풍당당함…韓 상륙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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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4-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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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의 전면 디자인 [사진=김상우 기자]

미국 영화에서 경호차량으로 자주 등장하던 ‘타호’는 영화와 실물에서 큰 차이가 난다. 풀사이즈 SUV라 해도 국내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모하비’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라 생각했건만 이게 웬걸. 미국산 풀사이즈 SUV의 위압감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다. 이 정도 풍채라면 차박이나 레저활동에 진심인 이들이 쌍수 들고 대환영을 외칠지 모를 일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경기도 양지파인리조트까지 타호를 몰고 왕복 약 90㎞ 코스를 오갔다. 시승은 약 3㎞의 오프로드 코스와 1㎞의 트레일링 코스도 포함해 타호의 오프로드 능력까지 체험해볼 수 있었다.

차명인 타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대형 호수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대형 호수의 광활함을 모티브로 삼은 것처럼 웅장한 갈바노 크롬 그릴이 첫눈에 들어왔다.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도 그릴과도 묘한 어울림을 주고 있다.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의 측면 디자인 [사진=김상우 기자]

타호의 전장은 5350㎜, 전폭은 2060㎜, 전고는 1925㎜다. 휠베이스는 3071㎜로 이전 세대 대비 125㎜ 길어졌으며, 22인치에 달하는 휠을 장착했다. 팰리세이드의 전장 4980㎜, 전폭 1975㎜, 전고 1750㎜와 비교하면 타호의 크기를 어림직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동급 모델에서 50㎜만 차이가 나도 공간 차별화라고 너스레를 떨기에, 이 정도 차이라면 국내 대형 SUV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일 수 있겠다.

타호의 위풍당당함은 실내 공간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7인승 모델이기에 공간을 3열까지 뺐으나 일반 SUV 모델 2열보다 더 큰 3열 공간이었다. 높은 전고 확보에 머리 위 공간도 휑하니 시원스럽다.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 3열에 앉아 실내 공간을 촬영한 모습 [사진=김상우 기자]

특히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기본 적재공간인 722ℓ에서 무려 5배(3480ℓ)나 늘어난다. 시트도 수동으로 접는 것이 아닌 트렁크 뒤에 버튼 하나만 누르면 2열과 3열을 자동으로 뉘일 수 있다. 별도 평탄화 작업이 불필요할 만큼, 자로 잰듯한 깔끔한 직선 공간을 완성할 수 있다. 매트리스 하나만 깔면 최상의 차박이 가능하다.

1열 헤드레스트 뒤에는 터치 디스플레이 2개를 설치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배려했다. 트렁크 부분에 220V 플러그도 탑재하면서 가전 기구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의 실내 2열과 3열을 모두 접은 모습 [사진=김상우 기자]

주행 성능도 우람한 자태와 잘 어울린다. 6.2ℓ에 달하는 8기통 직분사 가솔린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어우러져 최고출력 426마력에 최대토크 63.6kg.m의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운전자가 원하면 언제든 치고 나갈 수 있는 넉넉한 힘에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시야감이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고급 세단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승차감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진일보를 이뤄냈다.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서스펜션을 최적의 상태로 맞춰주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술 덕분에 편안한 운전이 가능했다. 여기에 고속 주행에서 지상고를 자동으로 20㎜ 낮춰주면서 차량 쏠림에 따라 자동으로 수평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까지 승차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환점인 양지파인리조트에서 진행한 오프로드 체험에서는 타호의 또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4륜구동으로 전환하자 급경사를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었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의 도움을 받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는 3t 이상의 견인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김상우 기자]

견인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주행 모드를 토우홀(견인)에 놓으면 무게가 3t에 달하는 초대형 캠핑 트레일러를 달고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타호의 최대 견인능력은 3.4t에 이른다.

이 외에도 타호의 장점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지만 한편으로는 단점도 분명한 차량이다. 타호는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하이컨트리 모델은 9253만원, 스페셜 에디션인 다크 나이트 모델에 9363만원의 가격을 책정했다. 1억6000만원대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일반인이 범접하기에는 쉽지 않은 가격대다.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타호를 마음껏 끌고 다니기도 쉽지 않다. 복합 연비 6.4㎞/ℓ 역시 차량 유지비에 구애받지 않는 이들에게만 접근을 허락하고 있다.

이러한 면은 타호가 한국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 의구심을 들게 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기에 마니아층 공략에는 분명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장기적으로 마니아층 확대가 얼마나 이뤄질지, 한국 시장에서 타호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쉐보레 풀사이즈 SUV '타호' 1열 디자인 [사진=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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