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광석 HP 프린팅 코리아 대표 "성남 R&D센터, A3 프린터 사업 전략 거점…곧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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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04-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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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 인수 '빅딜'… 외국기업 이례적 투자

  • 성남 신사옥 열며 A3 조직 완비… 고용인원 70% R&D 인력이 차지

  • HP, 작년 매출 635억 달러 12.1% 성장…비대면 상황에도 최대 실적

  • 30여년 프린터 사업 종사…개발팀장 맡아 뛰어난 역량·전문성 인정

“A3 프린터 연구개발 본사는 이곳입니다. A3 연구 인력이 집중된 곳도 이곳이죠. HP는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를 2017년 인수한 후 A3 프린터 사업을 갖추게 됐고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 내고 있습니다. A3 분야에서 HP가 1등을 차지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봐요.”
 
김광석 HP 프린팅 코리아 대표는 약 30년 넘게 프린터 사업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그는 향후 HP 프린팅 코리아가 A3 프린터 시장에서 주요 역할을 도맡아 시장 내 입지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 프린터 산업 규모는 210조원에 달한다. 그 가운데 A3가 차지하는 비중은 55조원으로 약 4분의 1에 달한다. 미국 PC·프린터 업체 HP는 당초 A3 프린터 사업을 운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A3 프린터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게 됐고, 지금의 HP 프린팅 코리아로 성장하는 발판으로 작용했다. HP 프린팅 코리아는 HP A3 사업의 전략적 거점으로서 해당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영업전략·생산전략 수립을 전담하고 있다.
 
신사옥 ‘성남 R&D센터 개소’···“A3 조직 완비”

김 대표는 최근 경기도 성남에 신사옥을 본격 개소하면서 A3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소개했다. 앞서 HP 프린팅 코리아는 대규모 R&D센터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 14일 정식 개소한 R&D센터는 지하 5층~지상 7층 규모 건물이다. 사무 공간은 물론 실험실, 회의실, 소셜 허브 등 다양한 공간을 갖췄다.

“신사옥에 들어오면서 이제야 조직을 완비했어요. 글로벌 HP에서 이곳에 기대하는 가장 큰 기능은 연구개발입니다. 신사옥을 건립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부분은 ‘엔지니어 리텐션(Retention·유지)’이었고, 그래서 회사 위치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향후 사업 관련 인력의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 사람들이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신사옥 외부 디자인은 A4 종이 모습을 형상화했다. 곧 A3 프린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올해 HP A3 프린터의 2세대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제품은 리사이클 플라스틱이 들어가는 친환경적인 측면도 강조하고 있다. 

“산업 트렌드가 바뀌면서 A3 프린터도 특징이나 형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이후 ‘하이브리드 오피스’가 떠오르면서 저희는 집에서 근무할 때를 고려해 가정용 제품에도 회사용 제품의 솔루션을 포함 시킬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실제 HP 프린팅 코리아 신사옥 이름이 R&D센터로 명명된 데는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 전략이 담겨 있다. HP 프린팅 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고용 인원 중 약 70%가 R&D 인력이다. 또 개발자 중 약 30%는 석·박사 학위 보유자다. 이들은 다수의 한국 특허와 미국 특허를 출원해 HP 프린팅 코리아가 HP A3 비즈니스의 허브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HP는 업계 최초로 ‘지속 토너 공급 시스템(CTSS·Continuous Toner Supply System)’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시스템은 2019년 ‘HP 네버스톱 레이저(Neverstop Laser)’ 제품에 적용돼 출시됐다. 이를 통해 HP는 중소기업에 효율적인 비용으로 급속 재충전 레이저 프린터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외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 등을 주력으로 한다.
 

HP 프린팅 코리아 신사옥(R&D센터)[사진=HP 프린팅 코리아]

 
HP의 빅딜,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인수 이유는? “A3”

김 대표는 HP가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A3였다고 말한다. 프린터 시장이 가정용과 기업용으로 양분되며, 가정용은 HP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는 대부분 일본 업체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 트렌드가 모바일화하면서 가정용 인쇄 수요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HP는 기업 운영을 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했습니다. 결국 기업형 프린터 시장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HP 점유율은 2~3%밖에 되지 않았죠. A3 프린터 관련 기술이 없었던 HP가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한 배경입니다.”

HP가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하기 이전부터 각종 개발 직위를 역임해온 김 대표는 HP가 인수한 이후 다소 어려움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1985년 서울대 제어계측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2005년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10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장, 2017년에스프린팅 솔루션 상품화 개발팀장을 맡았다.

HP가 인수한 2017년부터는 2년 동안 HP 프린팅 코리아 개발팀장으로 재임해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뛰어난 역량, 전문성 등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9년 11월부터 HP 프린팅 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 대표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회사의 다른 국적에 의한 문화 차이로 인해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기업문화 등 예상했던 것보다 운영 방식이 너무 달랐어요. 특히 한국식 기업 운영 문화가 미국과 차이가 커서 직접 경험하면서 배워야 하는 상황이 많았죠. 지금은 ‘히든 룰’ 등을 실제 깨닫고 몸으로 겪으면서 많이 적응했습니다. HP는 철저히 성과 위주의 평가 방식이에요. 스스로 일을 개발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업무에 있어 자율성이 많이 주어집니다. 스스로의 목표나 해야 하는 업무, 타임라인 등 자율성이 많이 주어지지만 성과는 온전히 자기 책임이 됩니다. 일간 또는 주간 단위 업무 지시도 따로 없습니다.”

김 대표는 최근 늘고 있는 재택근무 방식과 관련해서도 한국과 미국 기업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재택근무를 못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보안 정책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요 문서 등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HP는 보안에 따른 본인 책임이 철저하기에 업무 효율성 증대부터 비용 절감은 물론 되레 보안을 유지하고 지킬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번 국내 R&D센터 투자는 외국 기업으로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이 정도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해 투자하고, 인력을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대다수 외국계 기업은 영업지사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HP의 연구센터 투자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석 HP 프린팅 코리아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HP의 모토 ‘지속 가능성’···‘ESG경영’ 리드

HP 프린팅 코리아는 친환경을 비롯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한다. 김 대표는 “글로벌 HP는 친환경 측면에서 1등을 목표로 한 지속 가능성 있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특히 ‘포레스트 퍼스트’라는 시스템을 통해 삼림 관련 보호 활동에 나서는 등 친환경을 강조하는 등 제품을 제조할 때도 재활용한 플라스틱 사용률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P는 삼림 생태계 전문 비영리단체(NGO)와 협력해 ‘HP 플러스 포레스트 퍼스트(Forest First with HP+)’를 진행하고 있다. HP 프린터로 인쇄할 때마다 삼림 보호, 복구, 관리에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종이 사용과 삼림 생태계 보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용자가 인쇄한 페이지 수를 계산하고 삼림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파악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모든 HP 플러스 제품에 적용된다.

이번 HP 프린팅 코리아의 신사옥 또한 환경을 생각해 만들었다. 지속 가능성을 중점에 두고 설계해 옥상정원, 태양광 패널을 갖췄다. 국제적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인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골드 등급과 녹색건축인증(G-SEED)도 받을 예정이다.

HP 프린팅 코리아는 △인재 개발 △스템(STEM) 교육 △지속 가능성 △봉사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ESG 경영을 이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지역 내 기관과 협력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다만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모든 활동을 비대면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2016년부터 RE100에 가입해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친환경 계획을 실천 중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글로벌 경영 환경이 점차 불확실해져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속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HP는 회계연도 2021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1% 성장한 매출 635억 달러(약 76조9811억원)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최고 실적이다.

“HP는 원격 근무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으며 어떤 사업을 하기 위한 기술과 제품만 있으면 가장 잘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A3 분야에서 HP가 곧 1등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봐요. 코로나19가 2년 동안 이어지면서 전 세계 직원이 회사를 거의 못 나오는 상황에도 HP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화를 통해 직원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의 장을 만들며 지속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광석 대표는 
△1985년 서울대 제어계측학 학사, 삼성전자 입사 후 개발 업무
△2005년 미국 남가주대학교 컴퓨터 공학 석사
△2010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 그룹장
△2017년 에스프린팅 솔루션 상품화 개발팀장
△2017년 HP 프린팅 코리아 개발팀장
△2019년 11월~ HP 프린팅 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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