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물러나는 이주열 총재…한은 수장 공백 현실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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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3-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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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오는 3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후임 인선이 지연되면서 사상 초유의 총재 부재 속에 한은 통화정책이 운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총재 내정부터 국회 청문회 등 거쳐야 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수장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과거 한은 총재 내정 당시 청문회 통과까지 최소 16일에서 길게는 한 달가량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주열 총재 임기는 3월 31일까지로 열흘가량 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한은의 경우 지난 2012년 한국은행법이 개정된 이후부터 총재 인선을 위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관건은 여야 간 합의다. 여당과 야당이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고 선임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경우 이 총재 퇴임 직후 후임 총재 취임도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오찬 회동이 무산되면서 적기 선임에 대한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실무적인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총재 부재 속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은 수장을 오랫동안 공석으로 두기 어렵다고 보는 우려가 높다. 반면 한은은 총재 공석이 통화정책 결정 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내달 1일까지 총재가 공석 상태라면 한은은 이승헌 현 부총재 대행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정관에 따르면 '총재가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총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다.

또한 금통위 의장의 경우 금통위원 중 한 명이 직무대행으로 의장 역할을 맡게 된다. 보통 의장 직무대행은 미리 정해둔 순서에 따라 선임되는데 현재 서영경 위원이 맡고 있고 다음 차례는 주상영 위원으로 알려졌다. 금통위는 다음주 회의를 열고 주 위원을 의장 직무대행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만약 내달 14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열릴 때까지 신임 총재가 취임하지 못하면 기준금리 결정 등의 안건을 주상영 의장 직무 대행 주재로 논의하게 된다.

한은 총재는 주로 금통위 회의에서 나머지 6명 위원의 의견이 반으로 갈릴 때 캐스팅보트 역할 등을 수행하는데,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내달 또는 5월 기준금리 인상은 이견이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통위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다수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통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물가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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