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떠나는 이주열 "중앙은행 정체성 지키며 역할 재정립" 마지막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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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3-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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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 한은 총재, 31일 이임사서 국민 신뢰와 소통, 중앙은행 역할 등 강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중앙은행으로서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앞으로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이임식에 참석한 이주열 총재는 8년간의 총재직 수행을 마치며 "국민 경제와 한은 발전을 위해 헌신을 다짐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그새 세월이 흘렀다"며 "마지막 시험에서 막 답안지를 제출한 것처럼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이라고 퇴임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재는 그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말을 인용해 "내 패를 보여주고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협조게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정책 결정의 적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장 참가자와의 인식의 간극을 줄여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의사전달이 충분했는지, 신뢰 형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또한 통화정책에 있어 경제여건 불확실성 외에도 기존 경험·지식과는 다른 경제학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찰의 고충을 꼽았다. 그는 "(통화정책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더 복잡하고 난해한 고차방정식이 됐다"며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불균형 심화와 인플레이션, 디지털 등 여러 변수와 과제 속에서 변화에 걸맞은 유연한 사고만이 여러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고용과 기후금융, 양극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 경제적 처방을 동원하고자 할수록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와 의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구조나 제반환경 변화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겠지만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역할 정립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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