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온 축전] 윤석열 당선인 "미·일과 관계 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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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2-03-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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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국민 통합의 의지를 내비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구성과 함께 현장 방문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라 안팎에서는 축하 인사가 잇따랐다. 특히 외국 정상들과는 전화 통화로 기쁨을 나누며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 순으로 정상 간 통화가 성사됐는데 이는 기존 정치 풍토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과의 관계를 중시해 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시 상황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번주 중 호주·인도 총리와의 통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미국·일본과 공조·관계 발전 의지 다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윤 당선인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 10일 당선 수락 후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유선으로 인사를 나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 양국 경제와 국민의 동맹은 철통 같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새 대통령 당선인과 긴밀한 협력을 확대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유력시되면서 한·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의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대통령은 동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때 일본과 한국을 순방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할 경우 윤 당선인은 역대 정부 가운데 전례 없이 이른 시점에 한·미 정상회담을 치르게 된다. 새 정부 출범일은 5월 10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71일 만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각각 첫 회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임기 시작 후 54일 만에 이뤄졌다.

임기 첫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5년간 동맹의 방향성과 대북 기조, 역내 전략 등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첫 단추로서 의미가 있다. 최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동참 등으로 양국 기류는 긍정적이다.

윤 당선인은 이어 11일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며 양국 관계 회복 의지를 다졌다. 이른 시일 내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의 당선 축하 메시지에 윤 당선인은 3·11 동일본 대지진 11주기를 맞아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한·일 양국은 동북아 안보와 경제 번영 등 힘을 모아야 할 미래 과제가 많은 만큼 우호 협력 증진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미국을 포함한 3국 공조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양국 현안을 합리적으로 상호 공동이익에 부합하도록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임 후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 관련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과는 강제징용·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갈등으로 대립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는 장기간 중단됐다. 이에 윤 당선인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기본 정신과 취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며, 셔틀외교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국 정상 통화 후순위···새 정부 외교정책 시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로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전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미·일 정상 다음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는 14일에 통화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 축하 인사를 전한 존슨 총리에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즉위 70주년 이정표를 세운 것을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윤 당선인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을 지킨 핵심 우방국 영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취임 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과 관련해 미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의 공조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 당선인의 외국 정상 통화 순서는 새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순서로 꼽히는 호주·인도는 미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안보 협의체 쿼드의 회원국이다.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전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직접 통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며 "한·중 수교는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이익을 가져왔고, 세계 평화와 안전,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해 왔다"고 말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중 수교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한국도 노선을 구체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밝혀 왔다. 두 나라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그러나 중국을 섣불리 등지는 것은 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전 국립외교원장)는 "배타적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 노선을 따르게 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수출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지금 당장 반중 정치를 하는 것은 한국 경제에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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