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사외이사 러시'…기재부·공정위 출신 기업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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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3-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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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성 강화 및 외풍 방패막이 역할

  • 임기 만료 사외이사 재선임도 이어져

[그래픽=아주경제 DB]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되는 관료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기업들은 전문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처 로비 창구 혹은 외풍 방패막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달 김석호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석호 사외이사는 1987년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줄곧 공정위에서 근무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공정위에서 카르텔조사국장,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 기업거래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컬리는 그동안 투자사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왔으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는 만큼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관(官)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인사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쿠팡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전 김원준 전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을 사외이사로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달 23일 주총을 여는 LG디스플레이는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한다. 이 사외이사는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송인창 전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송 사외이사는 기재부에서 국제금융·경제와 관련한 업무를 주로 맡은 '국제통' 관료로 분류된다. 국제경제과장, 국제금융과장 등을 거쳐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금융협력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거쳤다.

농협금융의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타 경쟁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사업 부문에 대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 자문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사례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한다. 최 교수는 현재 공정위 경쟁정책자문 위원, 기재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함께 맡고 있다. 

최근 사외이사 트렌드인 여성·법조계 인사이면서 민간위원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건은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최종 승인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외이사 자리에 여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재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관료 출신은 부동의 선호 직군"이라며 "단순히 외풍 차단 역할 외에도 전문성을 갖춘 권력기관 출신이 선임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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