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토론][종합]마지막 TV토론도 '대장동' 공방...기본소득‧페미니즘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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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2-03-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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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기본소득과 페미니즘 등을 두고 논쟁을 펼쳤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서로를 '몸통'으로 지목하며 얼굴을 붉혔다.
 
◆李 "대장동 특검하고 대통령 돼도 책임"·尹, 즉답 대신 "수사해야"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TV토론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대장동 관련 의혹과 녹취록 내용 등을 자세히 언급하고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설계하고 다 승인을 했지만 검찰은 수사를 덮었다"면서 "국민들은 (누가 몸통인지) 다 안다.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노동 가치를 이야기하고 나라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을 좀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벌써 몇 번째 울궈먹는지(우려먹는지) 모르겠다"면서 "대선이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하자는 것에 동의해주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는 것에 동의하는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윤 후보가 "이거 보세요"라고 언성을 높이자 이 후보는 "동의하시는가"라고 거듭 압박했다. 윤 후보가 "대통령 선거가 애들 반장선거인가"라며 "2월 25일 TV토론 이후 나온 자료와 새로이 언론에 나온 것들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 후보는 집요하게 "그래서 특검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지만, 이 후보는 "특검해야 하지 않나.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져야 하지 않나"라고 반복했다. 그렇지만 윤 후보는 "30초가 됐으니 넘어가겠다"고 말을 끊었고 이 후보는 "대답을 (끝까지) 안한다"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이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부정부패, 주가조작 후보는 안된다"며 "당연히 특검하고 책임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져야 된다는 것에 (윤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셨지 않나. 이것으로 저는 분명하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반면 윤 후보는 "우리가 작년 9월부터 특검을 하자고 했는데 다수당이 이걸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선거를 일주일 남겨놓고 또 특검을 하자고 하는데,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며 정권교체를 호소했다.
 

2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 '페미니즘'에 尹 "휴머니즘의 한 종류"...沈 "놀라운 말씀"
 
또한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저출생의 원인을 이야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라는 말을 했는데,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여성을 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며 "휴머니즘의 한 종류"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걸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이라며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심 후보도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이야기를 하시니 놀라운 말씀을 들었다"고 비꼬았다.
 
세 후보의 논쟁은 '성인지 예산'에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가 성인지 예산"이라며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 30조원 일부만 빼면 북한 핵위협으로부터 막을 수 있는 무기를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성인지 예산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것을 삭감해 국방비에 쓸 수 있는가"라고 윤 후보에게 질문했다.
 
윤 후보는 "성인지 예산은 흩어져 있는 예산들 중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놓은 예산"이라며 "원래 일반 예산은 성과지표를 과장도 하고 확대도 할 수 있는데, 그런 예산들은 지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예산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후보가 "전혀 포인트가 안 맞는 말씀이다.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한 예산이 특별히 있다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윤 후보는 "제가 제대로 얘기를 했다"며 맞섰다.
 
두 후보의 논쟁에 심 후보가 참전했다. 심 후보는 자신이 성인지 예산 입법을 주도했다고 소개하고 "여성 예산이 아니라, 고속도로 화장실을 이용할 때 여성은 신체구조상 1.5배 시간이 걸린다"며 "그래서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 10개씩 만들면 사실상 차별이고 10개와 15개를 만들어야 동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인지 예산을) 삭감해 북핵 대응 예산 만들겠다고 해서 황당했는데 여기에는 교육부, 국방부 예산도 있다"며 "윤 후보 곁에서 여성 정책에 대해 코멘트해 주시는 분이 없는 것 같다. 이준석 대표밖에 없느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에 대해 모를 게 뭐가 있나. 성과지표가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들을 지출조정을 하자는 말씀"이라고 했지만, 심 후보는 "성과지표하고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고 "여성청년도 유권자다. 페미니즘 때리기, (남녀) 갈라치기 정치 이런 것은 아주 단호히 막겠다"고 경고했다. 
 
◆ 尹 "기본소득 우려"에 李 "국힘 정강정책 1조1항"
 
윤 후보와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서도 정면 충돌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기본소득, 보편복지를 현금으로 하면 1년에 100만원, 국가예산 50조원이 든다"며 "탄소세와 국토보유세 등을 증세해서 한다는 것인데, 기업활동과 경제성장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은 아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는 '국가는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윤 후보는 "그건 이 후보의 기본소득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재차 이 후보는 "사과면 사과지 내가 말하는 사과는 다르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최근 국회에서 처리된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질문했다. 그는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300만원 지원 예산을 편성했는데, 국민의힘은 처음에 거의 방해를 했고, 다음에는 '300만원 매표행위'라고 비판하더니 그다음 자기들이 300만원을 마련했다고 했고, 나중에 (윤 후보가) 당선되면 1000만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윤 후보의 진심은 무엇인가"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나는 작년부터, 민주당이 손실보상이 없는 손실보상법을 날치기 처리한 직후부터 50조원 재원을 마련해 정부의 방역정책으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후보나 민주당이) 올해 선거를 앞두고 내가 한 50조원 공약을 모방했는데 결국 그것도 추경으로 못 올리고 14조원을 예결위에서 날치기하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사각지대 3조원 지원을 보태 17조원을 본회의에서 합의 통과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내가 한 질문은 처음에 (추경을) 방해하다가, 비난을 하다가, 자기가 했다고 하다가, (결국) 1000만원 답변을 회피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일침을 가했다.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 '통합정부' 러브콜..."沈 문제의식 공감, 安 훌륭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정치개혁'과 '통합정부' 필요성을 강조하며 심 후보와 안 후보에게 유화적인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심 후보가 "민주당이 '김용균법' 통과 이후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 직고용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자 "심 후보의 문제의식과 안타까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국민적 합의, 사회적 합의가 아직까지 못 지켜지는 게 안타깝다. 가능하면 차기 정부, 통합 정부를 만들어 같이 해보시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심 후보가 "180석 가지고 아무것도 안 한 그런 정당이 대선이 되면, 선거 때마다 공약만 재탕 삼탕 하는데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지만,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안 후보가 저출산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화'를 언급하자 "매우 훌륭한 지적"이라며 "분권의 문제, 지방균형발전의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신 것을 보고 놀랐다"고 극찬했다.
 
재차 안 후보가 "앞으로 차기 정부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 중 하나가 바로 지역균형발전"이라며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법적인 권한, 재정적인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해 서로 경쟁해서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훌륭한 지적이다.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이 후보는 "통합정부가 반드시 필요하고, 더 나쁜 정권 교체를 넘어 정치교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로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이번에 정치교체해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개헌과 입법을 통해 통합정부가 가능한 시스템도 만들어서, 모든 정치세력들이 여기 계신 안 후보와 심 후보가 다 참여해 정말 진정한 국민내각을 만들어 잘사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희망했다.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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