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親기업 외치는 李와 尹···공약 들여다본 기업들은 '식은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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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3-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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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경영 위협하는 대표적 反기업 정책

  • 노동이사제 도입에 두 후보 모두 찬성

  • 포스코 이전·항공우주청 유치 논란 등

  • 지역 이기주의 조장 포퓰리즘 공약 눈쌀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한민국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기업 친화적인 공약보다 반기업 공약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지역 이기주의까지 활용해 기업의 팔을 비틀어 표를 얻으려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선거 유세현장에서 새로운 면은 주요 대선후보가 모두 친기업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대기업 경영진을 만나 스스로를 '친기업'이라고 자평했다. 앞서 윤 후보도 지난해 12월 9일 경총을 찾아 일자리 창출·규제 완화 등을 강조했다.

이는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한 대한민국'을 각각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한 것과 큰 차이다.

◆겉으로는 친기업···공약은 반기업 내용 많아

다만 제20대 대선후보가 정말로 친기업적인지는 의문이 나온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지난달 16일 주요 대선 후보의 10대 공약과 홈페이지 게재 세부공약, 주요 현안 관련 발언을 기업, 산업, 자본시장, 노동 등 4가지 범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윤 후보의 공약에 반기업 측면이 많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재계에서도 두 후보가 겉으로는 각각 '경제 대통령’과 '대한민국 CEO'를 자처하고 있으나 실제 공약은 기업을 옥죄는 독소 조항이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두 후보가 내놓은 각종 친기업 선심 공약은 세부 내용이 불분명해 앞으로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두 후보가 찬성하는 노동이사제전속고발권 폐지 등은 기업 활동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친기업 공약은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미미한 선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반기업을 넘어 지역 이기주의를 이용해 표를 얻겠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전략까지 난무해 기업의 우려를 사고 있다. 포스코가 지주사 서울 이전을 추진했으나 대선후보의 선심성 발언에 영향을 받아 전략을 바꾼 사례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우주관련 국가 전략도 표심 확보에 이용되는 처지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우주전략본부를 경남에 설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윤 후보도 우주 관련 의견을 내놓으면서 경남 지역에 항공우주청을 유치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항공우주청 유치에 관심이 많은 대전 과학기술계 관련기관, 단체, 전문가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전·경남을 제외한 타지역에서는 항공우주청이 철처한 준비를 거쳐 최대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역에 신설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선후보가 우주 관련 국가 전략을 표퓰리즘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둘 다 기업을 살리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내놓은 공약은 오히려 기업에 대한 규제 일색"이라며 "지역 이기주의를 활용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경영 판단에 개입하는 것을 보면 표심을 위해 립서비스로 기업 살리기를 내세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벌 개혁·규제 속마음 감추고 성장 말하는 이유는

겉으로는 친기업을 내세우지만 실질 반기업 공약이 많은 것은 주요 대선후보의 이전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재벌 해체'를 주장했다. 최근에는 그 같은 주장을 언급하지 않으나 이와 유사한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3일 방송3사 합동 대선 토론회에서 "여전히 '재벌해체'에 목숨을 걸겠느냐"는 윤 후보의 질문에 이 후보는 "팩트를 정확히 말하자면 '재벌체제의 해체'를 말했다"고 답변했다.

윤 후보 역시 대선 출마 직전까지 재계의 '저승사자'로 통했다. 그는 검찰 재직 시절 대기업과 부패사건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부' 검사로 성장해왔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2012년 LIG 기업어음 발행 사건 △2017년 한국항공우주(KAI) 방산 비리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같은 수사 과정에서 재계를 규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인식·경력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가 겉으로 친기업을 내세우는 것은 표심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020년부터 3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이 지속되면서 분배에 대한 관심보다 성장에 대한 갈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지난 2010년부터 우리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 안팎을 유지해왔으나 2020년에는 0.9% 역성장을 경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46.7%)이 차기정부 1순위 과제로 '경제활성화'를 꼽았다. 이어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28.9%)'이 선정됐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 성장(29.7%)'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차기정부가 일자리 창출, 기업규제 완화 등 사업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주력해 주기를 바란다는 국민의 의견을 확인했다"며 "향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각 후보 대선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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