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이자 줄줄이 인상, 2달 이상 쓰면 10% 육박…빚투 비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재빈 기자
입력 2022-02-23 16: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빚투'에 비상이 걸렸다. 새해 들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간에 따라 10%에 육박하는 이자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신용공여 대출이 다른 담보대출에 비해 지나치게 이자가 높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증권사가 이미 신용공여 금리를 인상했거나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달 금리를 올렸거나 올리겠다고 밝힌 증권사는 상상인증권과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먼저 상상인증권은 지난 3일부터 신용거래(융자·대주)와 증권담보대출 이자율을 조정했다. S등급 기준으로 7일 이내 대출은 이자율을 4.0%에서 3.9%로 인하했지만 다른 구간은 모두 인상했다. 특히 180일을 초과하는 대출분에 대해서는 이자율이 5.8%에서 6.6%로 0.8%포인트 올랐다. A등급 이용자는 180일을 초과하면 7.1%를 부담해야 한다.

IBK투자증권도 지난 21일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상했다. 기존에는 기간별로 4.9~8.0%였지만 0.5%포인트씩 일괄 인상하면서 최대 이자율은 8.5%에 이른다.

SK증권은 24일부터 증권담보융자 이자율을 인상한다. 고객 등급별로 6.90~7.90%였던 일반담보대출 이자율은 0.25%포인트씩 인상되고 매도담보대출 이자율은 7.9%에서 8.15%로 오른다.

3월에는 대형 증권사가 잇따라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먼저 KB증권은 다음 달 1일부터 일반형과 우대계좌 모두 기간별 이자율을 0.3~0.5%포인트씩 인상한다. 일반형은 4.30~8.70%에서 4.60~9.00%로, 우대계좌는 4.50~8.70%에서 4.80~9.00%로 인상된다. 0.5%포인트씩 오르는 구간은 16~30일, 31~60일, 61~90일 등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 달 7일부터 1~7일 구간과 8~15일 구간에 대한 신용거래 융자 이자율을 인상한다. MTS별로는 큐브가 각각 4.5%, 5.9%에서 4.7%, 6.1%로 인상되고 나무는 4.5%, 7.2%에서 4.7%, 7.4%로 0.2%포인트씩 오른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한다. 기간별로 3.9~7.9%였던 신용공여 이자율은 다음 달 14일부터 4.5~9.5%로 최대 1.6%포인트 인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18일부터 15일 초과~30일 이내 구간에 대한 이자율을 인상한다. 기존 이자율은 고객 등급별로 8.3~8.5%였지만 8.8~9.0%로 오른다. 60일 이내 구간과 60일 초과 구간은 통합 운영되면서 60일 이내 이용 시에는 사실상 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 기존에는 30일 초과 60일 이내 구간이 9.3~9.5%, 60일 초과 구간이 9.7~9.9%였지만 변경 후에는 30일 초과 구간으로 통합해 9.7~9.9% 이자율이 적용된다.

이들 증권사는 빚투 금리 인상이 필연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0.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한 후 11월과 1월에도 0.25%씩 인상하면서 2월 현재 기준금리는 1.25%다.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점도 빚투 금리 인상을 야기하는 요소다. 당장 24일 개최 예정인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연말까지는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2월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연중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지속되면서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각각 1.75%, 2.0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빚투 금리를 인상하는 증권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증권사들이 반대매매 등을 통해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음에도 다른 담보대출 대비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은 단순한 이자놀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주택담보대출 등 일반적인 담보대출 이자율은 높아도 연 6% 수준인 반면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10%에 육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주택과 달리 현금화가 용이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함에도 두 배에 가까운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