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원재료 부담에 식품업계 비상..."올해 최대 관리 변수"

코로나19가 비용 상승으로...지난해 영업익 '뚝'

수익성 낮고, 원료 수입 비중 높은 식품업계 직격

제품 가격인상은 임시 방편..."신사업 발굴에 주력"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진열된 과자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불러 온 나비효과가 식품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 장기화로 전 세계 물류망이 붕괴하면서 물류비와 원재료 값이 급상승했고, 안 그래도 큰 비중을 차지하던 제조원가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올라가면서 식품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분의 식품업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고, 빙그레도 262억원을 기록해 34% 감소했다. 삼양식품은 655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줄었고, 샘표식품은 -45%의 증감률을 보였다.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을 늘려도 수익성이 악화돼 남는 것이 없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업체들이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지목한 주요 비용은 물류비와 원재료값이다. 제품마다 투입되는 원재료가 달라 증감 폭의 차이는 있지만, 식품업 특성상 수입 원료가 많고 물류비는 내부에서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이기 때문에 실적 악화를 피해 가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원가 구조가 다르겠지만, 대표 제품에 어떤 원료가 많이 들어가고 그 원료 가격 상승폭이 얼마였느냐에 따라 (영업이익) 마이너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3분기 즈음에 많은 업체가 주력 제품 가격 인상을 했지만, 한 자릿수 인상폭으로는 그동안 오른 (생산단가 상승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 물류비용도 식품업체가 관리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요인이라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 외에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그나마 선방한 축에 속한다. 오리온은 지난해 영업이익 37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밖에 줄지 않았고, 롯데제과는 1077억원으로 –4%를 보였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크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업체마다 현지화 전략에 차이가 있고, 운송수단과 물동량도 달라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오리온의 경우) 러시아, 베트남 등에 전초기지가 있는데 현지 생산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비용적 효율성이 높은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대표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산업에 속한다. 보통 영업이익률이 2~4% 수준이고, 많아봐야 10%를 넘지 못한다. 제품군별 가격 경쟁이 심해 마음 놓고 가격 인상 카드를 사용하기도 힘들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물류난과 원료 가격 상승은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어쩔 수 없이 비용 절감과 병행해 다른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빙그레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식품 업계 내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올드 스테디 셀러가 많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며 “초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신규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빙그레도) 신규 수익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