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미뤄준 원금·이자 140조…지원 종료 앞두고 '연착륙' 방안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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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2-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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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이 약 2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만기 연장 및 상환을 유예해 준 자금이 14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3월 말 연장·유예 지원 종료' 원칙을 세운 만큼, 다음 주부터 잇따라 비공개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각 금융업체로부터 현황자료를 취합하며 점검을 서두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으로 납기가 연장된 대출 및 이자 총액은 1월 말 기준 총 139조4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만기가 연장된 대출(재약정 포함) 잔액이 129조6943억원이다. 대출 원금을 나눠 갚고 있던 기업의 분할 납부액 9조6887억원도 미뤄줬고 같은 기간 이자 664억원도 유예됐다. 이자 유예액의 경우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의 평균 대출 금리(연 3.14%)를 적용하면 원금이 약 1조573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5대 은행이 코로나와 관련해 140조5067억원에 이르는 잠재 부실 대출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그간 이어져 왔던 금융 지원 조치는 3월 말 종료된다. 금융당국은 2020년 초 정부의 코로나 금융지원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다. 이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종료 시점을 6개월씩 3차례 연장했다. 현재까지는 추가 연장 없이 관련 조치를 종료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는) 3월 말 종료를 원칙으로 하되 종료 시점까지 코로나 방역상황, 금융권 건전성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원 종료 이후,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당장 7일 비공개로 KB국민은행·신한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고위 담당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비(非)금융 지원 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연다. 이는 금융기관이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종·영업·세무 등의 문제를 컨설팅해주거나 적합한 기관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아울러 다음 주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부행장급)과 비공개로 ‘코로나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지원 방안’과 관련해 개별 면담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 지원 금융’ 관련 막바지 현황 자료 점검에 들어갔다. 일단 지난 4일과 오는 9일, 두 차례에 걸쳐 시중은행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저축은행에도 오는 8일까지 코로나 관련 현황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자료는 시기별로 취합하던 것으로, 분기 말에는 좀 더 세부적인 현황을 공유받게 된다”며 “최근 몇 달간의 취합과정에서 유의미한 변화 기조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당장 3월 말에 모든 지원 조치를 일괄적으로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등이 이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후) 정권 초기에 코로나 관련 지원 조치를 일괄적으로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기는 연장해주고 이자만이라도 조금씩 내는 식의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연착륙 대책을 마련해 단계별 시점 차이를 둬가면서 점점 수거해가는 방향으로 지원 대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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