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 "성과 아닌 사람·잠재력 중심의 HR 시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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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2-02-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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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니지먼트랩 창업 후 퓨처플레이에 매각한 김봉준 소장 인터뷰

  • 사람 키우는 인재 경영 솔루션 '태니지먼트' 제공

  • 개인 강점·잠재력 개발하고, 조직은 인사관리에 활용

  • "기업에서 사람으로...휴먼 액셀러레이터 도전"

국내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중 한 곳인 퓨처플레이는 최근 ‘휴먼 액셀러레이션 그룹(Human Acceleration Group)’이라는 독특한 조직을 만들었다. 그동안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육성에 초점을 맞춰왔던 사업 방향성을 인재 육성으로 확장해 많은 기업이 겪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퓨처플레이는 채용 및 직원 재교육 시장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환경에 맞춰 비즈니스 트렌드에 적합한 인재를 연결하고, 육성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태니지먼트랩’ 인수는 새로운 도전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결과물이다. 인재 경영 솔루션 ‘태니지먼트’를 개발한 스타트업 태니지먼트랩은 김봉준 퓨처플레이 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이 창업한 회사로, 지난해 말 퓨처플레이가 인수했다. 20~30분간 진행되는 태니지먼트 테스트는 개인의 재능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조직이 효과적인 직무 배치를 하도록 돕는다. 성과 기반이 아닌 개인이 지닌 강점에 초점을 맞춰 대상을 객관화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인사관리(HR) 문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김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인공지능(AI) 기술, MZ세대의 등장으로 조직은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구성원이 자기 몰입도를 갖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라며 “그동안 회사에 적용된 HR은 성과 기반 평가지만, 태니지먼트 솔루션은 개인의 강점과 잠재력을 기반으로 최적의 인사 방향을 제시한다. 이제는 개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논의하는 과정에 조직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퓨처플레이 미래인재연구소 김봉준 소장 [사진=퓨처플레이]

직업·직무에도 연비가 있다
- 이랜드그룹에서 일하다 창업을 했고, 퓨처플레이에 회사를 매각했다. 선택의 순간마다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랜드에서는 전략기획 파트와 비즈니스 개발, MD, 인재개발 등 역할을 했다.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 성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고, 이들을 키워내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원들의 강점을 개발하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조금 더 대중적으로 적용할 솔루션을 연구해보고 싶었고, 본격적으로 사업화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퓨처플레이에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고민의 방향성이 맞았기 때문이다. 태니지먼트 솔루션을 교육과 취업 생태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문화를 바꾸고, 커다란 실타래를 풀어야 했다.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이때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문제 해결의) 어벤저스가 필요하지 않겠냐’라고 말했고, 그에 공감했다. 10년 뒤 생태계를 고민하는 퓨처플레이와 함께 내 고민을 공유하면 시너지가 나겠다는 판단이었다.”
 

- 태니지먼트라는 솔루션은 생소하다. 기존의 HR 방식 또는 대중적 인적성 검사인 MBTI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기존 HR 방법론과 지향점은 같다. 인재가 조직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해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시작점이 다르다. 기존 HR은 현재 직원이 가진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판단하지만, 우리 솔루션은 어떤 부분을 자극하면 더 성장할 수 있는지 잠재력과 강점을 중심으로 연구한다.
 
이 작은 차이가 직원들이 번아웃되지 않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신입사원이라면 누구나 열정적으로 일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직무에서도 성과를 낸다. 엄청난 노력으로 만든 성과다. 하지만 머지않아 의욕이 떨어지고,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첫 시작이 잘못되면 개인도, 조직도 손해다. 태니지먼트는 본질적으로 사람에 대해 연구하고, 재능과 강점, 태도를 기반으로 커리어를 설계한다.
 
MBTI나 다른 적성검사와는 접근방식, 활용법이 다르다. 예를 들어 마케터인 직원이 MBTI 검사로 자신의 재능이 공감이라는 결과를 받아도 이를 자신의 업무와 어떻게 연결할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적성검사에서 내가 소방관과 맞는 성격이라고 해도 과거에 관심을 갖고 있던 직업이 아니라면 아무런 활용성이 없다. 태니지먼트는 개인의 강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어떤 욕구를 가진 사람인지 알려주고, 직무와 행동으로 연결한다.”
  

- 문과·이과 구분이 없어지고, 직무에 상관없이 전 직원이 코딩을 배우는 세상이다. 근본적으로 적성, 직무 적합성이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업무를 하더라도 성과를 낼 수는 있다. 다만 효과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자동차에도 연비가 있지 않나. 연비가 좋지 않은 차도 달릴 수는 있지만, 기름을 많이 먹는다. 사람도 계속된 연습과 훈련으로 성과를 내지만, 번아웃되지 않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은 욕구가 있어야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학습한다. 개인의 욕구를 연구하고, 행동으로 연결해 강점으로 개발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스스로에 대한 질문 과정 중요
- 수십 년간 축적된 HR 방향성과는 다른 태니지먼트 솔루션이 왜 지금 시점에 필요한 건가.
“현재 조직이 직면한 중요한 문제는 구성원이 자기주도성과 몰입도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수 있느냐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구성원을 유지하지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조직 차원에서 논의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
 
기존 HR 관점에서 직원 보상은 연봉, 복리후생, 오피스 환경 등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었다. 여기에 직원 개인의 강점과 잠재력, 가치를 자극하고 개발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봐라. 조직 입장에서 사용 가능한 HR 보상 카드가 많아지는 거다. 과거에는 뛰어난 리더와 팀장들이 경험치를 기반으로 후배들을 교육했지만, 이제는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이 성장하도록 자극을 줘야 한다.”
 

- 세상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직업·직무도 이에 맞춰 모습을 바꾼다. 현재 진로를 고민하는 직장인이나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사람은 1~2년 일하고 그만두지 않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인식하고 커리어를 그려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조건과 배경만 보고 선택하면 5년, 10년 뒤에는 ‘내가 잘하는 일이 맞나?’, ‘나는 더 성장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쉽게 무너진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할 때 효과적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일주일만이라도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스스로 질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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