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근접하는 국제유가…떨어질 가능성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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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2-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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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지속하면서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면서 경제 성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치솟는 물가는 소비심리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1월 한 달 동안에만 15%가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7년 만에 9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휴가 때문에 드라이빙 시즌으로도 불리는 여름 성수기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미국 주유소 휘발유는 이미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휘발유 가격은 지난 1년간 갤런(약 3.78ℓ) 당 1달러나 오른 3.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많은 전문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결국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게 되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거대 에너지 기업들은 투자자와 환경 단체로부터 생산량을 줄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NYT는 "이들 기업은 고유가 시절 과잉 생산으로 유가 급락을 불러왔던 실수를 되풀이하는 걸 원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에콰도르, 카자흐스탄, 리비아 등에서 일어난 정치적 소요사태와 자연재해도 공급에 타격을 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공급 차질을 우려한 것이다. 벤 케힐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석유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케힐은 이번 주 보고서를 통해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발생하는 주요 혼란들은 국제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위로 밀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원유생산량은 하루 1000만 배럴에 달한다. 이 중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은 70만 배럴에 불과하다. 다만,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 기업에 제재나 수출 통제를 가할 경우 장비 접근이 제한되면서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유럽향 천연가스 수출 중단으로 일부 전력회사가 가스 대신 석유 소비량을 더 늘려 전기를 생산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위기가 길어지면 고유가도 장기화할 위험이 높다. 

물론 이렇게 될 경우 서방 거대 회사들이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생산량 증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그러나 생산량 증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2일 제25차 회의를 통해 내달에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증산 유지 방침에도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0.06달러(0.07%) 상승한 배럴당 88.26달러에 거래됐다. WTI 가격은 2014년 10월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 선물 가격도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물론 유가가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등 여러 지역에서 바이러스 억제책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다. 이렇게 되면 수요 둔화 우려도 커진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되는 것도 유가 상승세를 멈출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란과의 핵협정 협상에 다시 나설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이 급증하면서 유가 진정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팬데믹 이후 더 많은 이들이 공공교통 수단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유가 소비가 늘고 있다. 다만,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전기차 사용자가 늘어난다면 장기적으로는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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