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증가, 은행 점포 5년간 1500개 이상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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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2-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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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무용지물…점포 폐쇄 은행 감점 부과 등 규제 강화 필요 지적도

[사진=연합뉴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5년 새 국내 시중은행 점포 1500개 이상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점포 폐쇄를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느슨한 규제로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은행점포 폐쇄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507곳에 달했다. 연도별폐쇄된 은행 점포는 2016년 273곳, 2017년 420곳, 2018년 115곳, 2019년 135곳, 2020년 332곳, 2021년 1∼10월 238곳 등이었다.

이 기간 점포를 가장 많이 줄인 은행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5년간 304곳의 점포를 폐쇄했다. 이어 KB국민은행(225곳), 우리은행(165곳), 신한은행(136곳) 등 순이었다. 이들 4대 은행이 폐쇄한 점포수는 전체 폐쇄 점포의 60%를 넘는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점포가 가장 많이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점포는 515개, 경기도는 245개에 달했다. 이어 부산 98개(7.7%), 대구 74개(5.8%), 경남 54개(4.2%), 인천 51개(4.0%) 순이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급격한 은행 점포 폐쇄로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은행 점포 폐쇄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사전 영향평가를 의무화했다. 개정된 세칙에 따라 은행들은 분기별로 금감원에 제출하는 업무보고서에 점포폐쇄 사전영향평가서를 첨부하고 있다. 사전영향평가서는 은행들이 점포를 폐쇄할 때 해당 지점의 고객 수, 연령분포, 운영상황, 폐쇄 시 대체수단 등을 검토하도록 한 자율규제안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감원이 지난해 점포 폐쇄를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지난해에만 200여개 점포가 폐쇄됐다"며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사전 영향평가조차 안 해도 돼, 무용지물인 가이드라인"이라고 지적했다. 

강민국 의원도 "은행이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증가를 이유로 점포를 폐쇄하는 것은 은행이 가진 공공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스마트폰과 자동현금인출기(ATM) 사용이 불편한 금융소외계층이나 노약자의 금융서비스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며 "은행들이 점포 폐쇄 등 현황을 반기별로 대외에 공표하도록 하는 동시에, 금융당국이 '은행 지역 재투자 평가'를 할 때 은행 점포 감소에 대한 감점 부과 폭을 확대하는 등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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