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스마트 혁신성장포럼 참석
  • 韓-사우디 비전2030委…미래산업 분야 협력키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포럼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과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에 참석하는 등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한국 정상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은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오전 UAE 두바이 왕실공항을 통해 전용기 편으로 출국했던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오전 11시 30분께 사우디 킹칼리드 국제공항 왕실터미널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마중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공항에서 공식 환영식까지 열었다.
 
왕세자가 해외정상 마중을 위해 공항까지 직접 영접을 나온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文 “넷 제로 목표 달성 기여”…사우디 왕세자 “2060 탄소중립 목표”
사우디는 중동 지역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해외건설 누적 수주 1위 국가다. 중동 내 유일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며,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중요 협력 대상 국가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회담을 하고 사우디 현지 원전 시장 진출 및 무기수출 관련 논의를 했다.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회담은 지난 2019년 6월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에 이어 2년 7개월여 만이다.
 
먼저 문 대통령은 방산 분야와 관련해서는 “양국의 국방협력이 비약적으로 확대돼 기쁘다”면서 “현재 한국의 우수한 방산 물자 도입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데 좋은 결실이 있길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은 무기 체계의 단순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을 통한 사우디 내 현지 생산이 가능하게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산 분야 관련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방산 분야는) MOU에 예정돼 있지는 않았다”면서 “(MOU는) 경제 분야 중심이었다”고 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방산과 국방 분야에서 기술 공유를 비롯한 협력이 중요하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방산기술 자국화를 목표로 한다”면서 “한국은 무기 국산화 경험이 있는 만큼 좋은 파트너”라고 했다.
 
원전과 관련된 대화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면서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으며, 사우디 원전산업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산과 원전에 관련해 이날 새로운 계약 소식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수소에너지 분야의 강점과 노하우를 공유해 사우디의 '넷 제로(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이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왕세자가 주도하는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 시티’에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한다”면서 “사우디 투자자들의 한국 내 투자가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 서부에 건설 중인 ‘네옴 시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는 전통적 에너지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희토류 등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린수수와 블루수소를 다량 생산하는 만큼 한국기업과 수소 분야 협력이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른바 종전선언 등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이 같은 노력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사우디의 지지를 요청했고, 양측은 또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면서 서로의 선전을 기원했다.
 
에쓰오일, 수소공급망 협력…금호타이어, 합작 법인 설립
 
문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첫날에는 국내 기업의 진출 기반을 뒷받침하는 조건합의서 및 MOU가 다수 체결됐다.
 
양국은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에서 문 대통령과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조·에너지, 보건의료, 수소 등 신산업 협력 다각화를 위한 MOU 14건을 체결했다.
 
먼저 지식재산협력 파트너십 약정은 우리나라 특허청과 사우디의 지식재산청 간 협정으로 국가지식재산전략 수립, 지식재산 정보화 컨설팅, 사우디 심사관 역량 강화, 사우디 민간 지식재산 상담센터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의 지식재산 시스템을 타국에 첫 전파하는 사례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양국 교육부 간 교육협력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창의성, 혁신, 인공지능(AI) 분야의 경험을 공유하며, 교육 역량 개발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등 교육 분야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과 사우디 아람코의 기본여신약정 주요조건합의서도 체결했다. 이는 대규모 수주라는 사우디와의 사업 특성상 원활한 자금조달이 필수인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성과도 있었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선박기자재 등 주조 및 단조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제강, 주조, 단조, 가공 분야에서 산업품, 해양·조선품, 선박 엔진품 등 생산 합작법인 설립이 가능해졌으며 사우디 산업 다각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S-OIL)은 아람코와 청정수소, 청정 암모니아 국내 도입 및 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소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다. 아람코는 한국의 수소융합얼라이언스와도 정보 공유 등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MOU 체결에 합의했다. UAE에 이어 수소 협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와 삼성물산,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함께하는 ‘그린수소사업 공동개발 및 사업타당성조사 협력 MOU’는 사우디 내 경쟁력 있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자원 활용을 통해 그린 수소 생산과 향후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한국전력공사와 금호타이어는 사우디 측과 ‘발전분야 연료전환(중유→가스) 협력 MOU’, ‘타이어 합작법인 설립 협력’ 등을 체결했다. 사우디 최초의 타이어 공장이 탄생하게 되면, 중동 지역에 첫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국내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사우디는 중동·아랍권의 유일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으로서, 중동 지역 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원유공급국”이라며 “2019년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에 이어 2년 반 만에 이번 문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으로 양국 간 지속가능한 성장 협력을 위한 공고한 기틀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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