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재정분권 현실화] "지자체, 사무기구 조직·과세 자주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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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2-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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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분권 2.0 시대…"지방정부 독립성·자율성 확대"

이른바 '자치분권 2.0 시대'가 열렸다. 32년 만에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과 제정법인 주민조례발안법 등 자치분권 확대의 밑거름이 될 새로운 법률들이 지난 13일부터 시행됐다.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도 첫발을 뗐다.

커다란 한 걸음이지만, 완벽하진 않다. 지난해 못 이룬 재정분권은 물론이고,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방정부는 말한다.

◆"중앙지방협력회의, 지방정부 주도로 운영돼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월 13일 제1차 중앙지방협력회를 마치고 발표를 위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영훈 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장, 황명선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전해철 장관, 송하진 시도지사협의회장, 김인호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명실상부한 '제2 국무회의'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합동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제2국무회의 도입을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해왔고, 그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의는 분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분야 주요 정책을 심의하되, 지방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법률·정책은 국무회의 상정 전 협력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운영의 실질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형성하겠다는 각오다.

지방정부도 그 취지와 목적 등에 공감했다. 하지만 자율성 차원에서는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향적 정책 제안을 하기에는 회의 주도권이 여전히 중앙정부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지방의회가 인사권을 갖게 됐지만,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기초의회 행정사무기구 관련 규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인호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은 "지방의회 입장에서는 인사권 독립에 수반해야 할 기준인건비 독립 등 지방의회 사무기구에 대한 조직권이 부여되지 않아 인사권 독립의 취지가 충분히 구현될 수 없다"며 "앞으로 회의 과정에서 개선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전과제로 지방정부 입지 확대도 거론됐다. 송하진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중앙지방협력회의가 향후 지방정책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기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방 중심 회의체로 운영해야 신설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 다양성·창의성 극대화, 지역경제 활성화, 초광역협력 추진, 자치조직권 확대 등을 위해 중앙정부는 과감한 권한 이양, 포괄적 재정 배분, 지방정부의 자율적 조직 운영권 보장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회장도 회의 취지를 살리려면 4대 협의체(시도지사협의회·시도의회의장협의회·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를 포함한 지방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특히 "지방의 다양한 의견 수렴이 가능하도록 (회의가) 구성돼야 하는데, 지방의회와 기초단체장들은 각 협의의 대표만 참석한다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황명선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은 "실무 단위 회의 중심이 행안부가 아닌 시도지사를 포함한 4대 협의체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자치구, 농·산·어촌, 특례시, 의회 등 다양한 현장 목소리가 대변될 수 있도록 보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자체가 재산세 세부담 등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정한 자치분권을 위해선 재정분권도 현실화해야 한다. 정부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 6 대 4를 목표로 과업을 수행 중이지만, 아직 7 대 3조차 달성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재정분권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위해선 재산세 세부담 및 공공서비스 수준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지현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5일 내놓은 '주택분 재산세 개편동향과 시사점' 연구보고서에서 "재산세는 우리와 가장 밀접한 기초자치단체의 가장 큰 세원으로, 재정분권의 핵심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체감하는 복지 대부분은 시·군·구에서 담당하는데, 이는 '보충성 원칙'에 기초한다"며 "재정분권은 공공서비스 비용이 지역주민의 조세 부담과 연계될 때 강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예컨대 지방세의 경우 납세자가 공공서비스를 통해 누리는 편익에 따라 조세 부담이 이뤄지고, 재산세는 교육·치안·공원 등 각종 공공서비스에 대한 편익이 부동산 가치에 반영되는 특성에 기초한다고 봤다. 이는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이 지역주민 수요를 충족시킬 서비스를 찾고자 노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산세 부담은 중앙이 결정해 세제 개편 과정에 지자체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재산세 특례세율제도는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이뤄져 지자체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라며 "이번 재산세 세부담 동결 대안 또한 중앙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저가 주택과 고가 주택에 대한 차별적 세부담 정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세수 격차를 더욱 넓히고, 비수도권의 자체 재원 비중을 더욱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한 특례세율제도로 서울 세수 집중도가 심화하고, 비수도권은 부동산교부세를 통한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이는 정부가 추구하는 재정분권의 취지를 오히려 퇴색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재정 자립을 위해선 재정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과세 자주권에 기초한 질적 강화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지자체 세수에 영향을 주는 정책의 경우 지자체가 능동적 의사결정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박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또 과표개혁은 세부담 인상이 아닌 물건 간 균형성 제고를 목표로, 점진적으로 추진해 납세자의 세부담을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공시가격의 바람직한 기능은 공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조세 부담은 법률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하는 세부담에서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조세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현행 세부담 상한율이 납세자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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