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배우 오영수, 미국 골든글로브 트로피 거머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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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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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한 배우 오영수 [사진=넷플릭스]

78세 배우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번 '58년 연기 경력'을 가진 베테랑 배우 오영수의 글로벌 활약 소식에 국내외 팬은 열광했다.

1월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비버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영수는 '더 모닝쇼' 빌리 크루덥, 마크듀플라스, '석세션' 키에란 컬킨, '테드 라소' 브렛 골드스타인을 꺾고 TV부문 남우조연상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의 골든글로브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 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은 있으나 한국 배우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적은 없었던 만큼 이번 수상에 더 관심이 쏠렸다.

이날 '오징어 게임'은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외에도 작품상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 분)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넷플릭스 제작의 작품인 데다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이끈 작품인 만큼 작품상, 남우주연상 수상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불발됐다.

1944년생인 오영수는 올해로 78세가 됐다. 1963년 극단 광장에 입단해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1987년부터 2010년까지는 국립극단 단원으로 장기간 활동했다. 58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오영수는 연극 '피고지고 피고지고'(1994), '혼수없는 여자'(1996), '그대를 사랑합니다'(2010), '리어왕'(2010)', '템페스트'(2014), '리차드 2세'(2014), '아버지와 아들'(2015)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해왔고 '3월의 눈' '라스트 세션' 등을 통해 최근까지도 무대에 올랐다.

이 외에도 영화 '갯마을'(1965) '고태혁 마을'(1965), '화산댁'(1968), '퇴마록'(1998), '동승'(2003), '봄 여름 가을 겨을 그리고 봄'(2003), '초대'(2015) 등을 통해 관객과 만났고, 드라마 '제1공화국'(1981), '전우'(1983), '연개소문'(2006), '돌아온 일지매'(2009), '선덕여왕'(2009), '무신'(2012) 등으로도 대중과 소통해왔다. 

50여 년간 연기만 바라보고 묵묵히 걸어왔으나 무명 배우의 삶은 춥고 배고팠다. 오영수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연습을 끝내고 (돈이 없어서) 명동에서 만리동까지 걸어가곤 했다. 밤 10시부터 걸어 12시에 도착하곤 했다"며 연극배우 시절의 고단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영수는 무대와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드디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만나 빛을 보게 됐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은 무대 위 오영수의 연기를 눈여겨보았고 그를 영화 '남한산성'에 캐스팅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계속해서 오영수에게 작품 출연을 제안했고 결국 '오징어 게임' 출연을 성사시켰다. 그리고 오영수를 세계적인 '인기 배우'로 만들었다.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이 작품에서 '오일남' 역을 맡은 그는 단단한 내공과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홀렸다.

'오징어 게임'의 '키맨(중심인물, key man)' 역할을 제대로 해낸 오영수에게 배우는 물론, 시청자들까지 반해버렸고, 다양한 유행어와 '밈(Meme·인터넷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을 양산하기도 했다. 방영 직후 오영수는 '깐부 할아버지'라는 애칭을 얻으며 각종 방송과 CF의 러브콜을 받았다.

폭풍 같은 인기와 관심 속에도 오영수는 흔들림 없이 무대로 돌아갔다. MBC '놀면 뭐하니?' 출연 당시 인터뷰에서 "붕 뜬 기분이고, 나 자신을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라고 전했듯,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활동하던 연극 무대로 돌아간 것이다.

현재 오영수는 서울 대학로 TOM 1관 무대에서 연극 '라스트 세션' 프로이트를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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