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 향후 반세기 좌우할 관전 포인트
  • ①무역 블록화 가속...공급망 불안 심화
  • ②14.5 규획...글로벌 가치사슬 요동 예고
  • ③베이징 올림픽...美·日·北 잇단 불참 선언
  • ④시진핑 3연임 여부...美도 11월 중간선거

베이징 거리에 설치된 베이징동계올림픽 조형물 [사진 = 연합뉴스]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의 반세기를 좌우할 관전 포인트는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 양상의 변화다. 

올해 미·중 간 경쟁은 첨단기술 전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과학기술의 자력갱생을 위한 국가 발전 전략기반인 '14차 5개년'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중국은 11개 분야 추진과제 중 반도체 등 과학기술 혁신을 1순위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미국과 서방의 대중(對中) 견제 포위를 버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기존 세계무역 질서가 아닌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의 등장으로 인해 미·중 간 무역 블록화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은 올해 '베이징(北京)동계올림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선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한·중 양국 관계를 재정립하고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을 찾기 위한 외교적 도전에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①FTA·RCEP·CPTPP

올해는 미·중 간 '무역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공급망 불안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지역의 통상질서가 역동적으로 변하면서 사실상 세계무역기구(WTO)는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메가 FTA'로 재편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발효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활용을 적극 지원하면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RCEP는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 세계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교역 규모의 약 30%를 차지하는 '메가 FTA'로 분류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2월 중국에 진출한 지 10년 이상 된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24.4%가 '한·중 FTA 서비스‧투자협정의 조속한 타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도 올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구상을 본격화해 인도·태평양 격전지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한국에 IPEF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CPTPP는 중국과 대만도 동시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의 CPTPP 가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통상질서 형성 과정에 동참해 미국의 중국 견제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고 통상 영토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②'14.5 규획'의 숨은 뜻    

중국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강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로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계획(14.5 규획)'을 승인했다. '14.5 규획'은 사실상 중국 내에서 필요한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산하는 '홍색 공급망' 구축이 목표다. 

'자력갱생'을 통해 미국과 서방의 대중 견제 포위를 버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1순위 국가과제로 선정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항공 등 기타 첨단 산업을 포함한 10개 전략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점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는 70%, 신에너지차는 80%로 부품 자급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자립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최대 1조 위안(약 179조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자립 없이는 4차 산업 자립도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국제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2분기 82억 달러가 넘는 반도체 제조장비를 구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가 늘어난 것으로 전체 반도체 제조장비 거래액의 3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반도체 강국인 한국 정부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미·중 등 연쇄적으로 맞물려 있는 국제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 일본 등 글로벌 가치 사슬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③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미국, 일본, 북한 등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우리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개최 예정인 한·중 화상 정상회담 전후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직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의 역할과 남북관계 개선에서의 중국 역할,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 등의 상황을 두루 고려해 정부 대표급과 대표단 규모를 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미국은 표면적으로 신장위구르 지역을 비롯해 중국 내에서 자행되는 인권 탄압에 반대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일본도 비슷한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 북한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불참하지만, 중국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지해왔다. 평창올림픽에 이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번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랐다. 그러나 북한이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올림픽 계기 종전선언 추진이 사실상 불발됐다. 명분과 실익 등을 따졌을 때 참석 가능성이 작게 점쳐지는 이유다. 미국과의 관계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중국은 우리 정부 입장을 이해한다는 듯 "한국 정부가 편한 대로 결정해서 오면 누구든 환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분수령이 될 한·중 정상회담에서 정부는 중국발 요소수 사태에서 비롯된 공급망 문제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속된 중국의 '한한령' 완전 해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④시진핑 주석 3연임 

올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미국도 11월 중간선거를 치른다. 양국 모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미·중 간 대립 심화와 그로 인한 세계 경제·무역 등 악영향을 우려하지만, 당장 선거를 앞두고 직접 충돌은 피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1기 정부는 부패 척결에 몰두했다. 2기에서는 경제 개혁을 앞세웠다. 장기 집권으로 가는 3기에서는 '공동부유론(共同富裕論·다 같이 잘살자)'이 대두된다. 중국의 내수 확대는 한국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정부 외교력과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시에 2018년 7월 시작돼 2020년 1월 합의점을 찾은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한국 수출의 40% 이상이 미국(14.5%), 중국(25.9%)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 집중도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대외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선 시장 다변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양국은 대만 문제에서 갈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외부 간섭에 선을 긋고 있고, 미국은 대만 수호를 주장하고 있다. 올여름 예정된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을 초청할지가 변수다. 중국이 팽창 전략을 펼치고 있는 남중국해도 미국과의 패권 경쟁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해상교통 안정화 차원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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