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문화계 결산] 코로나 속 '작은 쉼표'로 위로 전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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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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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미술·도서 분야 성장...디지털화 속 변화 시도

‘비틀쥬스’로 분한 정성화(가운데)가 동료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는 장면 [사진=CJ ENM]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문화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연습 내내 마스크를 쓰고 어렵게 준비한 공연이 개막을 몇 일 앞두고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는 일이 반복됐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관객들에게 ‘작은 쉼표’ 같은 휴식과 위로를 전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기회로 만들었다. 문화계에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K-콘텐츠’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콘텐츠 산업, 전년 동기 대비 매출 6.0%·수출 6.8% 증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콘텐츠산업에도 영향을 줬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하 콘진원)이 지난 12월 21일 발간한 ‘2021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약 6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의 피해가 컸던 2020년 상반기 대비 비교적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광고(24.9%)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만화(22.9%) △게임(10.0%) △콘텐츠솔루션(6.2%) 등 비대면 소비가 가능한 장르들도 2020년 상반기에 이어 2021년 상반기에도 매출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약 52억8000만 달러(약 6조2937억6000만원)로 집계됐다.

코로나로 전 세계적 봉쇄 조치가 단행된 전년 동기 대비 모든 장르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만화(45.5%) △지식정보(6.0%) △콘텐츠솔루션(5.6%) 등 비대면 관련 장르의 수출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광고(36.0%) △영화(13.1%) △캐릭터(8.2%) 등 2020년 상반기 수출 타격이 컸던 장르들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와 같은 회복 기조에도 불구하고, 영화,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일부 장르의 2019년 상반기 수출액 규모는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2022년 차세대 콘텐츠 제작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 지식재산(IP) 연계 실감형 콘텐츠 제작 및 체험 지원, 차세대 실감콘텐츠 저작권 핵심기술 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선보인 ‘기생충’ 실감 콘텐츠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신규 컬렉터·MZ 세대 유입으로 더욱 커진 미술시장

 
2021년 미술시장이 신규 컬렉터와 젊은 세대(MZ)의 유입과 함께 크게 성장했다.

서울옥션은 지난 12월 27일 “2021년 총 낙찰금액 약 1670억원, 낙찰률 79%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지난 2020년(434억원·69%)에 비해 낙찰금액은 약 3.8배 증가했고 낙찰률은 10% 포인트(p) 상승했다”라고 전했다.
 
2019년(823억원·75%)과 대비해선 낙찰금액이 약 2배 증가했고, 온라인 경매 규모는 2021년 129억원으로 지난 해(54억원) 대비 2.4배 늘어났다.

서울옥션과 함께 국내 경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케이옥션은 2021년 총 낙찰금액 약 1360억원을 기록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케이옥션은 내년 1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2021년 미술 시장이 성장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신규 컬렉터와 젊은 세대(MZ)의 유입을 꼽을 수 있다.

2021년 신규 회원 가입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로 약 3500명이 서울옥션 온라인 회원으로 신규 가입했다. 이는 지난 해 대비 약 2.3배 증가한 수치다. 20대 신규 가입회원도 지난 해 대비 2.2배 증가했고 40대 회원가입도 2.4배 늘어났다. 50대와 60대 신규회원 가입은 지난 해 대비 각각 1.8배와 1.6배 증가했다.
 
한편, 지난 4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은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만1693점·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문체부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을 2027년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옥션 12월 경매 [사진=케이옥션]

 
 ◆ 꿈 찾아 책 펼친 독자들
 
미술과 함께 도서 시장도 2021년 많은 관심을 얻었다. 교보문고 전체 매출권수는 지난해에 비해 6.3% 증가했다.
 
2021년 연간 베스트셀러 1위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차지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1권과 2권은 1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양적 완화 등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경제적으로 자신을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도 서점 시장을 통해 드러났다.
 
주식과 부동산이라는 전통적인 재테크 분야 이외에 가상화폐, 메타버스 등 새로운 투자수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그 중 가상화폐 도서는 전년 대비 6.2배나 많이 팔렸다. 

판매권수 기준으로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중고학습 분야. 그 뒤를 경제경영 분야가 이었다. 경제경영 분야는 8.5%로 8.4%의 아동 분야까지 따돌리며 단행본 시장의 1위 자리에 올랐다. 인문, 소설 분야는 각각 7.2%, 7.0% 점유율을 보였다.

11월 1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개관 기자간담회 [사진=국립극단]

 
◆ 여전히 살얼음판 걷고 있는 공연계
 
공연계는 1년 내내 코로나 상황만 지켜봐야 했다. 지난 11월에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발표로 기대감을 가졌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2월 28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12월 27일까지 올해 공연 개막 편수는 약 1만2137건 총 매출액은 약 301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공연 개막 편수는 6559건, 총 매출액은 1721억원을 마크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초연작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세계 최초 한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비틀쥬스’, 브로드웨이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하데스타운’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연극계도 변화를 시도 중이다. 국립극단은 지난 11월 1일 언제 어디서나 연극을 만날 수 있는 OTT 플랫폼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의 문을 열었다.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으로 국내 연극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연극의 영상화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광보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은 단순히 연극을 촬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라며 “화면해설과 수어통역 같은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무대에서 제공하려면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해 한계가 있었는데, 온라인 무대는 이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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