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이 온다] 충무로 세대 교체…젊은 감독들은 무엇이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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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1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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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충현 감독, 최하나 감독, 정가영 감독[사진=넷플릭스, 리틀빅픽쳐스, CJ ENM]

충무로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영화계도 90년대생들이 등장한 것이다. 충무로 세대교체란 단순히 '젊은 감독'의 입성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이들이 그려 갈 충무로 새 청사진을 뜻하는 것이다. 젊은 감독들은 낯선 시선으로 영화계 관습을 보고, 깨트리며, 거침없이 이의제기한다. 거침없는 도전 의식과 다양성을 품을 줄 아는 자세.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수상하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지옥'이 글로벌 흥행을 거두는 시대 속 젊은 감독들의 미래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1990년생 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에는 윤단비 감독의 영화 '남매의 여름밤'이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다.

여름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가 겪는 가족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끌어낸 '남매의 여름밤'은 윤 감독의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력으로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얻어냈다. '남매의 여름밤'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을 시작으로 각종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뉴욕아시안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밴쿠버국제영화제, 내쉬빌영화제, 헝가리한국영화제,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뉴호라이즌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등에서 수상했다.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주목받았던 이길보라 감독은 지난해 새 다큐멘터리 '기억의 전쟁'을 내놓았다.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의 손녀인 이길보라 감독이 할아버지의 침묵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베트남에서 듣게 된 50여 년 전 그날의 기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자신을 '참전 용사'라 불렀던 할아버지와 이를 자랑스레 여겼던 감독이 역사를 알아가며 진상규명 과정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담겼다. 한국군에게 피해당한 생존자의 증언을 카메라에 담는 등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날카롭게 바라본다. 해당 작품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극장 개봉하게 됐고 제작진은 한 해 동안 베트남 전쟁의 무고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따이한(한국군) 제사'에 추모 조화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사진=각 영화 포스터]


11월에는 최하나 감독의 영화 '애비규환'이 극장 개봉했다.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 분)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이해영 분)와 집 나간 예비 아빠(신재휘 분)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애비규환'은 젊은 임산부, 이혼 가정, 재혼 가정, 남녀 성 역할 등 고정 관념과 편견을 거침없이 깨트리며 영화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영화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 이충현 감독의 영화 '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5년 단편영화 '몸값'으로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충현 감독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여성 중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콜'을 내놓았다. 국내 영화계에서 '스릴러 장르'란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다뤄졌으나, 이 감독은 여성 연쇄살인마 '영숙'이라는 캐릭터로 그간의 공식들을 완벽하게 비틀었다. 과거와 미래가 연결된 전화 한 통으로 모든 것이 바뀐다는 신선한 발상과 예측불허의 스토리, 독보적 캐릭터와 미장센으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다.

올해는 정가영 감독의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대중과 만났다. 전작 '비치 온더 비치' '밤치기' 등을 통해 여성들의 사랑과 욕망을 거침없이 이야기했던 정 감독은 '연애 빠진 로맨스'로 또 한 번 관객들을 자극 했다. 장르 영화 속 고착화 된 여성의 캐릭터, 역할을 비틀고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내며 정가영 감독만의 작품 세계를 지켜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준 90년대생 영화감독들이 파격을 넘어 새 물결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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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 가해자 정가영 작품활동 멈춰.니가 감독을 한다고? 그런일은 저지르고 매스컴에 얼굴을 비춘다고? 충고이자 경고야 조용히떠나 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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