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반도 정세·코로나 대응·한국문화 중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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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12-2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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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4년 반 74개국 2006개 매체, 기사 12만5375건 분석

주터키한국문화원이 지난 12월 1일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코레+투르키예'(KORE+TURKIYE)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 케이팝 그룹 에이스(A.C.E)의 축하 공연 모습. [사진=주터키한국문화원]


현재 대한민국에 관한 연간 외신 보도는 10년 전 9010건에서 9만951건으로 10배 넘게 증가했으며, 특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국가의 보도가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1~2년 차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국정 3~4년 차에는 코로나19 대응, 국정 4~5년 차에는 케이팝과 한류 콘텐츠 열풍 등이 보도량 증가를 견인했다. 외신이 본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책임 있는 중견국’, ‘연대와 협력을 이끄는 중재자’, ‘국제질서를 선도할만한 역량을 갖춘 선진국’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이하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원장 박정렬 이하 해문홍(KOCIS)]은 지난 12월 23일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알아보기 위해 문재인 정부 출범일인 2017년 5월 10일부터 4년 반이 되는 시점인 2021년 11월 9일까지 74개국 2006개 매체, 기사 12만5375건을 8개 세부 분야로 나누어 분석했다”라고 전했다.
 
그 결과, 분야별로 보도 비중을 살펴보면 한반도 정세(38.4%) > 코로나19 대응(13.7%) > 한국문화(케이 컬처, 11.6%) > 한일관계(7.3%) > 정상외교(6.2%) > 경제(5.6%) > 사회(5.6%) > 국제(3.6%) > 국내정치·환경기술(2.8%) 순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국정 4년 반 동안 한국 관련 외신 보도는 10~20%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국정 2년 차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정의되는 일련의 대북 대화 노력이, △국정 3~4년 차에는 ‘케이(K)-방역’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식 방역 모델이, △국정 4~5년 차에는 ‘방탄소년단(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을 중심으로 한 한류의 성장이 보도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신들의 취재환경 변화와 보도량 증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현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해문홍이 2020년 12월 발간한 「외신이 본 케이(K) 방역」의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외신보도를 본 후 정부 방역대응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50.5%, 보건의료체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응답은 62.9%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외신보도의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케이 붐’의 주된 계기로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팬클럽 ‘아미’들의 활약,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 등을 거론했다. 언어와 인종, 문화의 장벽을 넘어 작품으로 인정받고 세계인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는 점에서 이들은 한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건들을 기점으로 한국문화(케이 컬처) 관련 보도량이 급증해, 국정 5년 차 ‘반년’ 동안 보도된 양이(3300건) 국정 1년 차 한 해 동안 보도된 양(1669건)의 두 배에 달했다.

‘오징어 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 [사진=넷플릭스]

 
한국문화의 성장은 경제와 외교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풀어가는 데에도 한국문화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의 기고와 칼럼이 다수 게재되었고, 한류 열풍이 구미‧유럽 지역에서는 ‘문화적 편견을 깨는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지향해야 할 문화적 영향력(소프트파워) 강화 모델’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외교와 안보 면에서, 외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추진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을 만한 일’로 보고 있다. 정부 출범 2년 안에 남북·북미·남북미 정상회담을 잇따라 성사시킴으로써 ‘새 역사’를 썼고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외교력과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10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었던 2018년 4월 27일, 미국 언론들은 ‘역사적 전환(Historic shift, NBC)’, ‘새로운 역사(New history, TIME)’ 등을 표제로 부각하며 관련 소식들을 집중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장면과 한국 대통령 최초로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한 장면 등은 기억될만한 사건으로 조명되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한국이 추진하는 ‘종전선언’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양론이 있다. 그러나 한국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종전선언’과 ‘평화’라는 화두를 끝까지 이어가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의미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유엔(UN) 총회 등 국제무대에서 세계 현안을 선도하고, 신남방‧신북방의 다양한 나라들과 연대와 협력을 모색하면서 외교의 지평을 넓혀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한국이 국제적 현안에 더욱 주도적으로 역할을 찾음으로써 역내 영향력과 관여도를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4년 반 동안 한국을 취재하는 해외 매체(미디어)의 취재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여러 외신들이 대한민국 서울을 매력적인 상주 지역으로 선택했고, 서울을 떠났던 외신들도 다시 돌아와 한국어로 기사를 제공하거나 한국 관련 편집기자를 별도로 두는 등 대한민국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유명 잡지 <모노클(Monocle)>은 ‘한국으로 갈아타기(Korea change)’라는 보도를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박정렬 해문홍 원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케이 방역과 한류 콘텐츠 열풍이 한국 사회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 사회의 병폐에 관한 보도들이 한류 성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문화적 성찰’이 중요하다”라며, “늘어난 취재 수요에 맞게 향후 ‘코시스센터(KOCIS Center)’를 외신 취재지원의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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