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스페셜 칼럼] 2022년 '파이'부터 키우겠다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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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 경희대 객원교수
입력 2021-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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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서/경희대 China MBA 객원교수]

 

 


2022년 중국경제의 기조는 “안정()”을 정책기조로 선택한 진짜 이유

중국이 2022년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12월 8~10일 3일에 걸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안정(稳)”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정책기조를 드러냈다. 중국은 코로나 발병국이었지만 강한 사회통제력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를 안정시켰고 2020년에 전세계 주요국 중에서 유일하게 (+)성장을 한 나라 치고는 너무 엄살을 떠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중국이 “안정(稳)”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표면상의 이유는 “2-7정치사이클” 때문이다. 중국은 2자와 7자가 들어가는 해에 5년에 한번 당대회를 개최하고, 최고지도자부터 당 서열 25위까지인 정치국원을 대대적으로 물갈이 한다. 2022년 10~11월은 9500만명의 당원을 가진 중국공산당의 최대 정치축제인 20차 당대회가 열린다. 중국은 공산당의 정치축제를 앞두고 큰일이 벌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안정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국의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 중국의 2021년 경제공작회의 문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정부의 지금 중국경제 진단 내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중국경제는 수요위축과 공급망 충격, 그리고 경기하강의 3중고(三重压力)를 겪고 있다는 실토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위축과 미·중의 무역, 기술전쟁의 과정에서 생긴 공급망 충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얘기다. 경기하강의 우려는 중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경기회복을 했지만 경기하강도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는 얘기다.
 
1070만명의 대졸자 취업이 최대 고민

2022년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이미 2018년에 중국은 헌법개정으로 주석의 연임조항을 삭제했고 6중전회의에서 시진핑의 입지를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렸기 때문에 이번 20대 당대회에서 지도자의 연임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마오쩌둥은 사회주의 공부론을 실행하다 4200만명을 아사(餓死) 시켰지만 2013년 집권 이후 시진핑은 9900만명의 아사 직전의 인구를 절대빈곤에서 구했다. 그리고 미·중의 패권전쟁이 가열되는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는 것은 패착이라는 논리로도 시진핑의 3연임 근거는 충분하다.
 
문제는 민생이다. 중국은 황하강이 범람하면 황제도 갈아 치우는 나라다. 빈곤층이 많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나라도 엎어버리는 것이 중국의 왕조교체의 역사다. 지금 중국 전체실업률은 5%대지만 청년실업률은 15%대다. 그리고 2022년에는 역대 최대인 1070만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나올 판이다. 그래서 2022년 중국정부의 정책 1순위는 고용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GDP(국내총생산)는 고용지표다. GDP 1%당 몇 명을 고용하느냐가 중요하고 이를 기초로 GDP목표를 잡는다. 통상 중국은 1200~1300만명의 고용을 달성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5.2~5.7%의 GDP 성장이 필요하다. 중국의 대졸자수를 감안하면 2022년에 중국은 5.2~5.7%정도 수준의 GDP를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서방과는 달리 재정, 통화정책의 완화로 경기하강 방어

중국은 2022년의 경기하강에 재정·금융정책의 완화로 대응할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황타개를 위해 과도한 통화증발로 인플레 압력이 커져서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반대로 금리인하와 재정통화에서 긴축완화 정책을 쓸 전망이다.
 
중국은 2021년에 입으로는 “빨리 커브를 돌지 않겠다(不急转弯)”고 했지만 실제로는 전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부채/GDP비율을 낮추었고 통화량과 대출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떨어뜨려 실질적인 긴축을 단행했다. 그래서 선진국은 물가 폭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12월 현재 2.3%선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하락을 방지하는 데 돈을 퍼 넣은 후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긴축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번 경기하강 국면에서는 서방세계와는 달리 긴축완화를 할 공간이 있다. 중국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에 경기하강을 막으려고 4조 위안의 자금을 퍼 넣어 6%대 GDP를 단박에 12%로 끌어올렸지만 그 후유증으로 전 산업에 걸친 과잉설비와 과잉재고로 몇 년간 고통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2022년 전세계적인 경기하강에 중국은 코로나의 여진으로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대적인 내수부양 대신 정부의 재정지출확대와 통화긴축완화로 경기하강을 막을 심산이다. 2022년에 중국은 정부채권 발행을 통해 4차산업혁명을 위한 기반 인프라인 신SOC(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다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고 기후협약과 관련된 탄소중립관련 분야에 선 대출 후 담보정책을 통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2022년 “파이 키우기”가 우선, 다음이 파이 잘 나누기

중국은 2021년에 공부론(共富论)을 정책 어젠다로 내걸고 플랫폼기업 제재 등을 하는 바람에 전세계 투자가들은 중국이 공동으로 부유해지는 것이 아니라 1/n로 나누어 먹기 해서 공동빈곤(共同貧困)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공부론은 “파이 키우기가 우선”이고 그 다음 파이 잘 나누기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先要蛋糕做大,再切好分好).
 
중국은 중앙경제공작회의 공보에서 2022년에도 반독점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제재 그리고 무분별한 확장을 금지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2021년에 심하게 규제를 받았던 중국의 플랫폼산업은 여전히 제재의 연장선상에 있어 2022년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2022년, 중국경제에서 주목할 분야는 SOC와 신기술투자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투자는 신산업 인프라에 집중되기 때문에 통신망, 전력망, 교통망분야가 수혜자다. 또한 내수경기를 직접 자극하는 대규모 부양은 없지만 대신 미국과의 기술전쟁에서 기술국산화를 지원하는 첨단기술 산업육성은 더 강화되고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기후환경문제로 신에너지분야의 투자도 고성장 할 전망이다. 그리고 미국과의 군사경쟁으로 방산분야에서도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태양광, 풍력발전 같은 신에너지와 전기자동차 그리고 반도체와 방위산업이 2022년에 주목할 만한 분야이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경영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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