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경희대 China MBA 객원교수]

 

 

코로나가 만든 미,중의 화상 정상회담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화상으로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300일 만에 미·중 정상들이 워싱턴과 북경에 앉아서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들, 화상 속에서는 웃었지만 3시간에 걸친 미·중 간의 기 싸움이 벌어졌다.
 
세계 양대 강국이 전세계에 산적한 문제들을 협력하고 해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하지만 역시나 신통한 묘수는 없었다. 서로 할말만 하고 공동성명도 하나 없이 끝났다. 미국의 힘 약화인지,새로운 힘의 균형인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의 미국 주도 일방통행은 없었다.
 
1월 20일 바이든 취임 이후 미·중은 20여차례 외교, 경제, 통상분야에서 장관급회담과 지도자의 전화통화가 있었다. 그리고 정상회담 전에 미국은 3년간 캐나다에 억류했던 화웨이의 CFO 멍완저우를 석방하면서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고 중국이 회담에 나올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미·중의 정상회담 배석자를 보면 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관심사가 달랐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중국은 류허 경제통상담당 부총리,  양제츠 외교담당, 왕이 외교부장, 세펑 미주담당외교차관 그리고 특이하게 딩쉐샹 당 판공실주임이 배석했다. 미국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설리번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커트 캠벨 백악관 아시아정책 조정관이 참석했다. 중국은 무역통상에, 미국은 금융분야에 관심이 있었다는 얘기다. 중국은 사상이나 이념문제가 나오면 받아 칠 준비를 하고 회담에 임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실리 챙기고 중국은 명분을 얻었다?
 
장사꾼 미국, 절대 공짜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 웃고 손 흔들면서 중국의 시진핑을 맞았지만 노회한 외교전문가의 면모를 보였다. 정상회담 후 공동 발표문은 없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바이든에게서 “하나된 중국”이라는 명분을 다시 확인 받았고 미국은 대신 “돈”을 챙겼다.
 
미국의 대만정책은 지도자 따라 오락가락 했다. 미국은 중국을 대표하는 나라는 중국이라는 소위 “하나의 중국”정책을 1979년 수교하면서 인정했고 이는 오바마 시대까지 유지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정책문건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갈등을 키웠고 바이든 정부 역시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적극 방어한다는 표현으로 “하나의 중국”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중국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번에 바이든은 전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언급했고 대신 “대만의 현상변경에는 반대 한다”는 입장으로 슬쩍 물러났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의 현상황을 변경할 수 없도록 대만에는 미국산 무기를 팔고, 중국에는 대만 불인정을 대가로 1단계 무역합의에서 합의한 대미수입물량의 구매를 재촉한 것이다. 중국은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 2000억 달러의 구매약속을 9월말 현재 목표치의 60%선 정도 이행하는 데 그치고 있는데 이를 조기에 달성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수교 이후 40여년간 등소평,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주석과 협상해 본 당대 미국 최고의 중국통(通), 바이든의 전략이 여실히 드러났다. 중국은 통상협상의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앉았지만 바이든은 통상협상의 대표인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를 배석시키지 않았다. 미국이 중국에 압박을 넣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이 미국 물건 샀다는 인상을 주지 않게 배려한 것이다. 명분과 체면에 목숨도 거는 중국인의 속성을 간파한 고수의 전략이다
 
문제는 2022년, 안전벨트가 필요하다
 

미·중이 정상회담에서 웃으면서 좋은 얘기로 끝낸 것은 이유가 있다. 2022년 미국은 중간선거를, 중국은 향후 5년을 책임지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하는 20대 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플레, 경기하강, 공급망 문제, 코로나문제로 시끄럽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300일 기준 역대 6명의 대통령 중 트럼프 대통령 한 명 빼고는 가장 낮다.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은 마음이 급하다. 80년 이후 미국의 선거를 보면 대통령, 상원, 하원이 같은 당이 집권한 경우는 4번 있었는데 그것은 대통령 취임시기에 그랬고 중간선거에는 견제심리로 상하원은 야당을 선택했다. 그러면 집권 후반부에 대통령의 정책동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지지율 급락의 곤경에 몰린 집권1년차 바이든 대통령, 2021년은 성과가 필요해 중국과 협상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중간선거 앞둔 마당에 지지율 하락을 막는 데는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2022년 상반기에 미·중관계는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무역전쟁에서 챙길 것 챙긴 미국 2022년에는 다시 기술로 중국의 목을 더 세게 조를 것으로 보인다. 첨단기술의 대중 봉쇄전략이 더 강화될 판이고 여기에 한국의 반도체에 불똥이 튀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요구한 미국이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중국반도체공장의 장비구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의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반도체산업의 현지공장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이 코앞에 닥쳐왔다.
 
옆집 중국은 미국을 추월하는 “2050년 미래국가 전략”을 세우고 그 실현 방안을 얘기하고 있고, 건너 집 미국은 이런 중국을 무너뜨릴 포위망 구축에 한국을 언제 어떻게 끌어들일까 타이밍만 보고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한국의 정치판은 미·중의 전쟁에 어떻게 대비한다는 얘기는 없고 오로지 부동산 얘기로, 후보들의 가십거리로 날 샌다. 미·중 전쟁의 후폭풍으로 쓰나미가 밀려오는데 우리끼리 몰려다니고 우리끼리 찍고 볶고 하다가는 다 물에 빠져 죽는다.
 
남들만큼만 하다 보면 남보다 뒤처진다. 코로나 이후 대혁신의 시대가 왔다. 그간 똑똑한 놈, 힘센 놈 모두 코로나에 쓰러졌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빠른 놈”만 살아 남았다. 미·중의 전쟁 속에 한국,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고 말이 아닌 실행력이 중요하다. 미·중의 2라운드 전쟁의 와중에서 국익에 도움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조용히 대응하는 것이 답이다
 
중국의 석탄산업 정책오류로 발생한 요소수출 중지로 생긴 요소수 부족 사태가 좋은 사례다. 정말 1800여개 품목이 중국 없으면 큰일 난다고 온 나라가 떠들 일인지, 중국과 요소수문제를 외교력과 지난 30여년간 쌓은 관시를 통해 은밀하고 신속하게 해결방안을 찾을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푸단대 경영학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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