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이기위해' 김건희씨가 허위·과장한 경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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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인턴기자
입력 2021-12-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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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전시회 도록에 기재한 경력 허위로 밝혀져…

  • 협회 근무 기간은 협회가 설립되기도 이전, 회장도 김씨 존재 몰라…

  • 강사를 정교사로, 시간강사를 부교수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60%의 국민이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는데 배우자가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경력이 하나둘씩 허위·과장으로 밝혀지면서 윤 후보가 내세운 ‘공정’에 대해 의심을 품는 국민들이 늘어났다. 김씨의 경력 중 허위·과장 의혹을 받는 12건을 모아 정리했다.
 
■ 2003년 'Portrate전 삼성미술관 기획'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3년 8월 ‘신체적 풍경’전 도록에 이력을 적으며 ‘수상 및 전시 경력’으로 ‘2003년 Portrate전 삼성미술관 기획’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2003년 당시 삼성은 ‘삼성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았다. 또한 해명으로 언급한 ‘삼성플라자’에서도 2003년 ‘Portrate’란 이름의 전시회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8월19일부터 31일까지 인천예총 문화회관에서 열린 ‘신체적 풍경’ 전은 총 38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당시 작가들은 전시회 도록에 자신의 주요 출품작 도판과 학력, 수상 및 전시 경력을 기재했는데, 김씨는 이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다.
 
삼성은 2004년 10월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한 다음부터 ‘삼성미술관’이라는 명칭을 공식 표기로 사용했다. 이전까지 삼성은 ‘호암갤러리’, ‘호암미술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삼성미술관 측은 "(김씨가 전시를) 개최한 사실 자체가 없고, 리움 개관 전에 삼성미술관 명칭을 대외적으로 쓴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혹에 김씨는 “경기도 분당에 있는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전시했다”며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 전에는 그곳을 삼성미술관으로 통칭했기 때문에 도록에 (삼성미술관으로)기재했다”고 해명했다.
 

2003년 분당 삼성플라자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회. 'Portrate'라는 명칭은 찾아볼 수 없다.[자료=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인 걸로 파악됐다. 2003년 분당 삼성플라자 갤러리에서 개최한 전시회에 ‘Portrate’란 이름의 전시회는 없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개한 ‘2003 문예연감’을 통해 2003년 당시 분당 삼성플라자에서 열렸던 모든 전시회를 찾아봤지만 ‘Portrate’란 이름의 전시회는 개최된 적이 없었다. 전국을 대상으로 찾아도 ‘Portrate’란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 2002년 3월~2005년 3월. ‘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

김의겸의원이 공개한 한국게임산업협회 공식공문과 김건희씨의 재직증명서.[사진=열린민주당 제공]

김씨는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에 지원하며 2002년 3월부터 2005년 3월까지 게임산업협회 기획팀의 ‘기획이사’로 근무했다며 재직증명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2002년은 게임산업협회가 존재하지도 않는 시점이다. 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4월 설립됐다.
 
또 김씨가 제출한 재직증명서가 허위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재직증명서에 찍힌 직인을 두고 “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직인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한국게임산업협회 공식 문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 입법예고’에 찍한 직인은 정사각형 모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김씨의 재직증명서에 찍힌 직인은 원형이다. 아예 모양 자체가 다르다.
 
협회 공식 문건 작성일자는 2006년 7월 21일이며 김씨 재직증명서는 2006년 6월 29일로 비슷한 시기에 작성됐다. 김 의원은 "협회의 공식 문건 작성 일자는 2006년 7월 21일이고 김건희 씨의 문건은 2006년 6월 29일로 한 달의 시차도 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직인을 교체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협회 관계자는 “2006년 당시 김영만 회장의 직인은 사각형 모양이 맞다”고 밝혔으며 김영만 회장 측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건희씨를 만난 적도 없고 기억도 없다"고 한 바 있다.
 
■ 서울대도초·광남중·영락고 근무. 강사를 정교사로, 시간강사를 부교수로...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김씨는 서울 대도초·광남중·영락고 등에 근무한 이력이 있다고 썼지만, 서울시교육청 확인 결과 세 곳 모두 근무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04년 서일대 강의를 위해 제출한 이력서에 대도초와 광남중, 영락고 등에서 근무했다고 기재했다. 또한, 2001년 1학기 한림성심대 컴퓨터응용과 시간강사에 임용 당시에는 대도초 실기강사 경력을 써냈으며, 2013년 2학기 안양대 겸임교원 임용 당시에는 영락고 미술교사로 근무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서울교육청이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1997~98년 서울 대도초, 98년 서울 광남중, 01년 서울 영락고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었으며, 2001년 영락여상에서만 미술강사로 근무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씨는 2007학년도 수원여대 겸임교수 임용 당시 제출한 이력서 경력사항에 ‘영락여상 미술강사’를 ‘영락여상 미술교사(정교사)’로 기재했다. 또 2014학년도 국민대 겸임교수 임용 때 제출한 이력서에는 한국폴리텍1대학 강서캠퍼스 ‘시간강사/산학겸임교원’을 ‘부교수(겸임)’로 기재했다. 학력사항에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를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 수상이력도 거짓...
2013년 김씨는 안양대 겸임교원에 지원하며 제출한 이력서 ‘2004년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우수상’,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주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수상자 명단 어디에서 김건희나 김명신이란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 격인 ‘그랑프리’을 받은 영화 ‘왕후 심청’에 참여했다고 지원서에 기록했다. 이 지원서를 바탕으로 김 씨는 결국 수원여자대학교 광고영상과에 겸임 교수로 채용돼 1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대상 수상자 명단에서 김 씨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상 수상자인 '왕후 심청'을 연출한 넬슨 신 감독도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김건희 씨를 알지 못하며 영화에 기여한 것도 없다”며 “대선 후보의 아내라는 것만 알고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당시 김건희 씨가 회사 부사장으로서 출품 작품 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 교수직이었고 한정된 기간에 강의하는 것이라 ‘개인 수상’과 ‘회사에서의 주도적 역할로서의 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윤 후보가 2007년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 수사팀이었다는 것을 거론하며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아직도 정치검찰의 때를 벗지 못한 윤석열식 제식구 감싸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신정아씨에 대한 잣대와 김건희씨에 대한 잣대는 같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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