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 오름세 예상보다 장기화…내년 상승률 2%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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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12-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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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개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최근 국내외 물가 흐름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이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경제성장률 추이에 대해서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를 나타낼 것이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2%에 근접한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은 최근의 물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대해 공급 측 요인이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농축산물 가격도 기상 여건 악화, 병해 등 영향으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며 "또한 경기 회복 과정에서 개인 수요 측 상승 압력이 꾸준히 높아지는 점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장기화하면 그 영향이 최종재 가격으로 전가되고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다시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외에서 물가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이 늘어나고 그 영향도 점차 확산되면서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당초 에너지 가격 상승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요국 간 갈등, 기상이변 등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 더해지면서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2%를 큰 폭 상회하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지면 실제 물가와 인플레이션 기대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현재의 '인플레 리스크'에 유의하면서 정책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은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물가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의 물가 오름세는 글로벌 공급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만큼 통화정책이 다소 제약될 수는 있다"면서도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이 같은 조치는 시차를 두고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2차 파급효과를 제약해 궁극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강화가 경제성장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이 총재는 당장 내년 전망을 수정하기보다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연내로 한정한다면 성장 전망을 바꿀 정도의 큰 영향은 아닐 것"이라며 "다만 내년 이후 소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정부의 방역 조치가 어느 강도로 지속될지,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 전개 양상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긴축) 기조 강화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는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던 상황에서도 국내 경기와 물가, 금융 안정 상황을 고려해서 기준금리를 두 차례 먼저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되돌아보면 우리가 움직일 수 있을 때 한발 먼저 움직여 국내 상황에 맞게 속도를 끌고 갈 수 있는 여유를 되찾은 면이 있다"면서 "대외 요인보다 국내 요인에 맞춰서 적절한 속도로 조절해 나가는 것이고, 연준 속도에 따라 피동적으로 끌려가는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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