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 파격 조직개편·인사 포인트
  • ①해외진출 '대항해 시대' 열다
  • ②전자상거래는 '투톱 체제'로
  • ③'다각화 경영'으로 민첩대응

중국 베이징의 알리바바 빌딩 [사진=AP연합뉴스]

중국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하고 사령탑도 일괄 교체했다. 중국 내 전자상거래 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규제 리스크에 직면한 알리바바가 해외 사업에서 새 성장점을 모색하는 한편, 비대해진 조직의 민첩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 포인트를 짚어본다.  
 
규제 리스크, 막강한 경쟁자에···해외진출 '대항해 시대' 열다

알리바바 실적보고서 [자료=제일재경일보]

우선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B2B(기업간 거래) 도매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소매로 나뉜 전자상거래 사업부를 지역에 따라 국내와 해외로 구분했다.

중국 디지털비즈니스는 타오바오·티몰 등 온라인쇼핑몰, B2C소매사업, 공동구매 플랫폼 타오터,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타오차이차이 등 중국 국내 도·소매 전자상거래 사업을, 해외 디지털비즈니스는  온라인 해외직구 플랫폼 쑤마이퉁(알리익스프레스), 라자다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제일재경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알리바바가 국내와 해외 양쪽에 '베팅'한 것이라며, 치열한 국내 경쟁 도전에 대응하는 한편,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자상거래는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부문이지만, 올 한해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했던 게 사실이다.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에 그치며, 2014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무려 39% 하락했다. 올해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광군제 매출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며 역대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부진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중국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며 알리바바의 '파이'를 빼앗고 있다. 

중국 인터넷공룡 바이트댄스의 쇼트클립 플랫폼 더우인이 6억명의 일일 활성이용자수를 앞세워 온라인쇼핑에 뛰어들며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전자상거래) 강자'로 떠올랐다. 

저가를 무기로 농촌 전자상거래 시장을 공략하는 핀둬둬의 약진도 위협적이다. 이밖에 음식배달앱 메이퇀과 포털공룡 바이두까지 전자상거래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돌입하고 있어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알리바바가 선택한 건 글로벌 사업이다. 이를 두고 제일재경일보는 알리바바의 '대항해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사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은 2014년 뉴욕증시 상장 당시 "10년 내 알리바바 매출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로선 요원해 보인다. 올 3분기 알리바바의 해외 소매매출은 107억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했다. 
 
'마윈의 제자' 女사령관, 알라바바 매출 3분의2 책임진다

알리바바 중국 디지털비즈니스와 해외 디지털비즈니스 사업 대총재에 임명된 다이산(왼쪽)과 장판. [사진=웨이보]

국내와 해외로 나눈 디지털 비즈니스(전자상거래) 사업 부문 사령탑에 각각 '알리바바 여사령관' 다이산(44)과 '알리바바 황태자' 장판(37)을 임명해 '투톱 체제'로 운영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알리바바 그룹 매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국내 비즈니스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은 다이산은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다. 과거 영어 교사였던 마윈의 제자인 다이산은 22년 전 마윈을 따라 알리바바 설립에 참여한 초기 창업멤버 18명 중 하나다. 초기 창업멤버 중 아직 경영 일선에서 활동은 다이산이 유일하게 하고 있다. 

재경망은 "제품 개발 능력이나 업계 통찰력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알리바바를 향한 충성도만큼은 누구보다 높다"고 그를 평가했다. 차분한 성격에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게 알리바바 직원들의 전언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알리바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약해진 조직을 재건하고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영업·마케팅·인사팀 등을 거쳐 최고인사책임자(CHO), B2B사업부 총재를 맡았던 그는 저가 공동구매 플랫폼 ‘타오터'와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타오차이차이' 등을 출시해 성공을 거둔 전력도 있다.

하지만 타오바오·티몰처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매사업 실무 경험은 전무하다. 그런데도 알리바바 매출의 3분의2를 그에게 맡긴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에서도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지면서 기업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기업 대상 업무 중요성이 커진 만큼, 그에게서 B2B와 B2C를 융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해외 개척 '중책' 맡은 '알리바바 황태자'···승진 or 강등
장판이 해외 사업을 맡은 것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장판은 장융 회장이 '차기 황태자'로 점찍은 인물로 잘 알려졌다. 타오바오·티몰 책임자였던 그는 그동안 타오바오의 모바일화, 빅데이터를 통한 이용자 체험 극대화,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 진출 등으로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발전을 이끌어온 일등공신이다. 

알리바바 입사 전 구글에서 근무하면서 검색, 콘텐츠 광고 등 제품 기술을 개발했던 이력은 알리바바 트래픽 운영과 알고리즘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것이 앞으로 해외 디지털비즈니스 사업 확장의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그에게도 '오점'이 있다. 지난해 유명 왕훙(網紅·인터넷 인플루언서)과의 불륜 스캔들로 그룹 내 신뢰도가 추락한 것. 이 일로 그는 알리바바 핵심 멤버인 파트너에서도 제명됐다.  일각에선 그가 겉으론 알리바바 해외 사업 총사령관으로 '승진'했지만, 실상은 알짜배기 국내 사업을 다이산에게 통째로 넘긴 만큼 '강등'된 것이라고도 표현했다.

하지만 국내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해외 사업은 이제 알리바바의 핵심 부문이 됐다며, 장판에게 이를 맡긴 것은 그에게 공을 다시 세울 기회를 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사업에만 전념해 해외 사업 경험이 부족한 그가 글로벌 사업도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CEO와 4인 대총재 체제로···'다각화 경영'으로 민첩대응

장융 알리바바 CEO 겸 회장 [사진=알리바바 홈페이지]

알리바바가 기존의 중앙집중식 경영에서 다시 다각화 경영으로 복귀한 점도 흥미롭다.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맞춰 유연성, 민첩성을 높이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장융이 2015년 CEO로 취임할 당시 알리바바 직원 수는 3만4000명이었다. 당시 사업 부문만 20개 이상으로, 부문간 업무 중복을 피하기 위해 그는 '미들오피스(中臺)' 부문을 강화하는 중앙집중식 관리모델을 택했다. 미들오피스가 그룹 전체 운영 데이터, 제품 개발 능력 등을 모두 통합해 '프론트오피스(前臺)'를 지원함으로써 전체 서비스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를 통해 장융 CEO는 알리바바 주요 비즈니스 사업부 운영을 통제했다. 중국 현지 비즈니스 전문매체 완뎬레이트포스트(晚點latepost)에 따르면 장융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고위 경영진만 30명 이상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복잡하고 급변하는 경쟁 환경 속에서 이런 방식으로는 프론트오피스의 실시간 업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들어졌다. 게다가 알리바바 직원 수는 현재 25만8000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결국 장 회장은 다시 '조직 쪼개기'에 나섰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장융 회장(0층)과 산하 20개 주요 비즈니스 사업부(1층) 사이에 4개 부문(0.5층)을 새로 만들었다. 각각 중국 디지털비즈니스, 해외 디지털비즈니스, 클라우드 및 과학기술, 생활서비스 부문으로, 4개 부문마다 대총재를 임명해 관리하도록 했다. 전자상거래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 비즈니스는 다이산과 장판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나머지 클라우드 및 과학기술, 생활서비스 부문 사령탑은 장젠펑과 위융푸가 맡는다. 

장융 회장은 이번 조직 개편과 관련해 "알리바바그룹 내 여러 사업이 미래 성장을 견인하면서 '다각화 경영'이 그룹의 새로운 조직 전략이 됐다"며 새로운 경영방식, 선진적 생산력, 조직의 혁신을 통해 사업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조직 개편으로 장융 회장의 경영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AR는 "장융 혼자만으로는 회사를 정상궤도로 올려놓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결정한 조직 개편"이라며 "마윈의 장융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마윈은 지난 2019년 회장직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알리바바 최대 주주로 경영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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