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MM 제공]

지난해부터 닥쳐온 코로나19로 인해 해운환경이 급변하면서 뜻밖의 성공적인 해운재건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다만 국내 해운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과 이를 통한 글로벌 해운사와의 선복량 경쟁은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국내 해운 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향후 HMM(옛 현대상선)의 매각 가능성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양수 해진공 사장 “구적선사 국제 경쟁력 향상 위해 영업자산 지속 확충”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지난달 23일 세종시 해양수산부 청사 5층 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 제고 방안에 관해 다양한 소회를 밝혔다.
 
김 사장은 우선 현재 해운이 호황이지만 앞으로 더 올라갈 여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해운 시장에 대해서 변동성에 대해서 예측을 한다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컨테이너 운임 지수와 벌크선 운임지수를 볼 때 고점을 찍고 조금 하락 추세가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사장은 이러한 판단의 배경으로 현재의 해운시장 환경을 언급했다. 선박 부족보다는 항만의 적체 및 체선이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조세리스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선박 조세리스 제도는 선박에 대한 고속감각상각을 통해 대규모 감가상각비(비용)를 발생시켜 투자자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고, 또 세제혜택 일부는 선사에게 이전시켜 선사가 선박구매비용 및 이자비용을 절감시키는 데 사용하는 금융기법이다.

김 사장은 “조세 리스 제도는 저희가 해수부와 같이 조세재정연구원에 이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며 “지금 조세리스 제도가 활성화돼 있는 나라가 프랑스와 일본인데 그 사례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기획재정부의 조세지출 예비타당성 평가를 통과하면 법제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해양진흥공사가 선주 사업에 관해 김 사장은 불황기에 선박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공사가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사장은 공사가 해운사에 저리로 선박을 빌릴 수 있도록 자본조달 능력과 신용등급이 좋아야 하고, 용선료와 해상운임에 관한 예측 능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기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에서 주도적으로 하기에는 어렵다는 부분도 김 사장은 강조했다. 현재 공사는 탱커선 2척을 인수해 선사에 용선 계약을 맺고 시범사업 중이다.

향후 해운시장의 조력자 역할을 위한 공사의 자본금 확충에 관해서 김 사장은 3조 정도로 확보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공사는 2조9500억원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300억원을 더해서 2조9800억원의 자본금 규모를 가질 예정이다.

해진공의 경우 공사채 발행을 통해 금융지원에 나서야 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본금이 중요하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해운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 항만 구축 등 인프라 확충도 언급됐다. 김 사장은 “공사가 항만 터미널 관련 스마트 물류창고를 건설할 때 투자하는 등 신규사업 발굴을 많이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상운임, 용선료, 선박가격 등 각종 해운거래정보와 선사의 재무·영업 등의 정보를 통합해 빅데이터로 축적, 스마트 해운정보 플랫폼 구축도 언급했다.
 
해운계의 남은 숙제는 HMM의 민영화…문제는 지분 매각 대금
일정부분 해운재건이 궤도에 오르면서 5개년 계획의 마지막 숙제인 HMM의 매각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안정세에 접어들자 최대주주의 의중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HMM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4조6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적자에서 완전히 회복한 상태이며 현재 매출 대비 약 50%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영업이익을 비교해도 올해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 전개는 행운도 작용했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오히려 해운 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포스트코로나 시즌 발이 묶였던 물류가 일시에 풀리면서 해운업은 호황을 맞았다. 2018년 7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 이후 안간힘을 쓰던 해양진흥공사의 다양한 정책들이 갑자기 빛을 내기 시작했다. 죽어가는 국적선사도 분위기가 반전됐다.

앞선 2019년 HMM은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이어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도 나섰다. 포스트코로나는 이러한 HMM의 공세에 기름을 끼얹었다. 올해 HMM의 예상 영업이익은 6조8000억원이 넘는다.

정부를 비롯해 HMM 주주인 해양진흥공사의 일차적인 목표는 회사의 재무건전성 회복이었다. 우선 재무를 회복하고 신용등급을 높여야 이후의 민영화 등 스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포스트코로나 국면을 맞으면서 일부분 재무건전성 회복의 목표는 달성한 듯보인다.

회사 매각에 대한 공식적인 뉴스는 아직 없지만, 이따금 이야기는 흘러 다니고 있다. 해운 자립이라는 초기의 목표를 이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앞서 엄기두 차관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정부가 HMM 매각을 위한 로드맵을 내년 1분기까지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엄 차관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가진 전환사채를 언제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상환할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이미 두 기관이 가진 지분 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부담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HMM 지분율은 1대 주주 산업은행 20.69%, 해양진흥공사 19.96%로 두 기관이 약 40%를 들고 있다. 이 지분만 약 5조원에 달하는 양이다. 여기에 두 기관이 50%씩 보유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2조6800억원에 달한다. 인수를 노리고 있는 회사는 다음 전환사채 주식전환 여부가 결정되는 2023년 10월 전후를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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