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으로 오른 은행 수신금리…예대금리차 줄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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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1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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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미술실 ]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하자, 은행 예·적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예·적금 금리인상폭을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높게 책정하기도 했다. 금리 인상기에 돌입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는 조금 올리고 대출 금리는 크게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1월 29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예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대표 주력상품인 '안녕, 반가워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4.2%로, '신한 알.쏠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2.6%로 적용 금리가 인상된다. 또한 1년 만기 '디딤씨앗적립예금'은 금리가 0.4%포인트 인상돼 연 2.05%로 변경됐으며, 3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은 0.3%포인트 인상된 연 1.85%로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더해 신한은행은 이달 중연 1.8% 금리의 ESG 관련 정기예금(1년제) 신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부터 '국민수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및 시장성예금 17종과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 적립식예금 26종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전용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의 경우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10%로 변경됐으며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 연 1.80%의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코로나 극복의지를 담아 소상공인 관련 우대 상품인 'KB가맹점우대적금' 및 '사업자우대적금'의 금리를 최고 0.40%포인트 인상한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KB가맹점우대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종전 연 2.10%에서 연 2.50%로, '사업자우대적금'은 종전 연 2.45%에서 연 2.85%로 올라간다.
 
또한 ESG 특화 상품인 'KB Green Wave 1.5℃ 정기예금'의 금리도 0.30%포인트 인상해 1년 기준 최고 연 1.7%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월 26일 일찌감치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상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기준 '우리 Super' 정기예금은 최고 1.15%에서 1.45%로 오른다.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2.55%에서 2.80%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1.65%에서 2.05%로 올라갔다.

'고단백MMDA' 등 4개 입출식 통장 상품의 금리는 0.10∼0.15%포인트 올렸다. 수신금리 인상은 기존 가입 고객에도 적용되며 시행일로부터 첫 이자 결산일 이후인 내달 18일부터 적용된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26일부터 '주거래 하나' 월복리적금 등 적립식 예금 5종에 대한 금리를 인상했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나선 데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1월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통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은행들은 일주일가량의 시간을 두고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한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한은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이례적으로 빠르게 수신금리 인상이 결정된 셈이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소폭 오름세에 그쳤지만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영향으로 빠르게 치솟으면서 금융소비자의 불만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19일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과 간담회를 가지고 개별 은행의 대출·수신 금리 산정 체계를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은보 금감원장 역시 지난 11월 23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어, 그 이유가 뭔지 파악하고 혹시라도 합리적이고 투명한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문제가 있다면 좀 더 개선의 여지는 없는지 보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결정에 따라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 축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는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 1.38%에서 지난해 말 1.89%로 확대된 이후 지난 9월 말 2.01%까지 상승했다.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폭(0.25%포인트)보다 높은 수준(최대 0.4%포인트)의 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예대금리차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신금리 인상은 은행의 대출자금 조달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탓에,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예대마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이 예·적금, 금융채 등으로 조달한 비용이 반영되는데, 이 중 예·적금 비중이 가장 크다. 이는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 금리가 올라, 주담대 금리도 상승한다는 의미다.
 
대출금리 오름세가 여전히 가파르다는 점도 예대금리차 유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26일 발표한 '2021년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28%포인트 오른 연 3.46%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서는 일반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모두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4.15%에서 4.62%로 한 달 만에 0.4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집단대출(잔금대출) 금리는 3.71%로 무려 0.52%포인트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26%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폭(0.25%포인트)보다 높은 수준의 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소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기준금리 및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폭이 어느 정도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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