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2020년 코로나19로 인하여 크게 타격을 받았던 세계경제는 2021년 들어 급속한 회복세로 전환되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11월 11일 ‘2022년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2021년에 2020년 대비 9.2%p 증가한 5.9%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른바 V자형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은 백신보급 확대, 재정확대, 봉쇄조치 완화 등에 따라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그 결과 금년에 미국은 5.9%(‘20년 –3.4%), 유로지역 5.0%(동 –6.5%), 영국 6.8%(동 –9.7%), 일본 2.4%(동 –4.7%)의 성장이 전망되었다. 이에 비해 신흥국은 기저효과로 인하여 전년 대비 성장률의 반등세는 나타나고 있으나 백신보급 저조에 따른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상대적으로 미약한 재정여력 등으로 인하여 회복세는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금년 1분기에 기저효과로 18.3%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후 각종 산업규제로 인하여 투자와 소비가 둔화되어 연간 8.1%(’20년 2.3%) 성장이 전망된다. 이 외에 인도는 8.8%(-7.0), 아세안5 3.1%(-3.6%), 러시아 4.7%(-3.0%), 브라질 5.0%(-4.4%)의 연간 성장이 전망된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면 신흥국이면서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2022년 세계경제는 2021년 대비 1.3%p 하락한 4.6%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미국은 3.8%, 유로지역 4.6%, 영국 5.3%, 일본 3.3%의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나 당초 2조 2500억 달러로 계획되었던 인프라 투자법안의 규모가 1조2000억 달러로 축소되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확장적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과정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유럽과 일본은 민간부문 소비와 투자의 회복력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신흥국의 경기회복세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선진국의 정책전환 속도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억제한다는 전제 하에서 중국은 5.5%, 인도 7.9%, 아세안5 5.2%, 러시아 2.9%, 브라질 1.5%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이와 같은 세계경제의 전망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신흥국에서도 백신보급이 이루어지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조화로운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의 급격한 자본이동이 나타나지 않으며 연간 평균유가가 60달러 대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내년에 그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하방리스크는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세계경제를 교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2022년 세계경제전망’이 제시한 첫째 리스크 요인은 ‘대전환 비용부담과 정부의 예산제약’이다. 바야흐로 세계경제는 100년에 한번 찾아오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이러한 대전환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디지털 전환과 그린전환이 이러한 대전환의 핵심적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국 정부는 대전환을 위한 막대한 투자를 구상하고 또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이미 엄청난 재정지출을 하였기 때문에 대전환에 소요되는 추가적인 재정여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은 2020년에 통상적 수준을 넘는 추가적인 재정지출에 이미 GDP의 17.3%를 지출하였다. 여기에 대출보증 등 금융성 지원도 GDP의 11.4%에 달한다. 신흥국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GDP의 4.1%를 지출했다. 그만큼 대전환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지출 여력이 어려울 수 있으며 특히 신흥국은 보다 빨리 이러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도 인프라 법안이 축소되어 통과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분야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완화적인 재정정책이 종료될 수 있으며 이는 신흥국에서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두 번째 하방 리스크는 ‘녹색 전환에 따른 민간에서의 병목·지체 현상’이다. 녹색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는 다양한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하여 세계경제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은 이미 탄소중립을 선언하였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각종 시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전력수급의 불안정성 증가(혹한 또는 혹서기의 대정전 사태), 친환경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각종 희귀광물의 공급망 불안정성 증가(배터리 생산에 소요되는 광물소재), 여기에 미·중 갈등까지 겹치면서 나타나는 핵심 전략제품의 글로벌 공급망 분열과 불확실성 증가(반도체 공급부족사태), 공급의 병목현상에 따른 각종 원자재 및 소재와 부품의 가격급등이라는 이른바 그린플레이션의 발생 등 그동안 세계경제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이행기의 혼란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중국경제가 이러한 이행기 혼란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세계경제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던 중국이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중국으로 변모될 우려도 높아질 것이다. 개방과 무역·투자의 국제적 확대로 특징되던 지난 30여년간의 세계경제는 이제 전략물자의 안정적 확보를 최대 목적으로 하는 경제안보의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되었든 녹색경제로의 전환은 시대적 소명이 되었고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정과정에서 여러 가지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제사회는 이러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 ‘국제협력 지체와 국내 정치과정의 지연’이 바로 세 번째 하방리스크이다. 얼마 전 종료된 G20 정상회의, 그리고 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COP26)의 성과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여전히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골이 깊으며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두루뭉술한 합의로 끝나는 종래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먼 미래의 온실가스 감축 수치목표에는 동의하지만 석탄발전 금지와 같이 당장 실천이 필요한 구체적인 과제에 대해서는 합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 여기에 미·중 간의 갈등이 겹치고 세계의 공급망에 교란이 촉발되며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경우 세계경제는 크게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선진국의 통화정책도 조화로운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하나 이러한 협조가 어려울 경우에는 급격한 자본이동이 발생하고 신흥국에 또 한번의 경제적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국제사회의 협력의지와 능력에 달려 있다.

필자는 위에서 제시된 하방리스크가 모두 기우에 그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내년 전망에서 조건으로 내세운 여러 가지 사항들이 모두 그대로 실현되기를 바란다. 지난 2년간 엄청난 고통을 받았던 세계경제가 2022년에는 그 모든 앙금을 툴툴 털어내고 대전환의 새로운 100년의 첫 삽을 뜨는 대장정의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그리고 국제사회가 편가르기를 멈추고 새롭게 신뢰를 회복하는 협력의 역량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정성춘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경제학과 ▷히토쓰바시대학(一橋大學) 경제학연구과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