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역사결의' 그 이후…毛 21년, 鄧 16년, 習는 몇 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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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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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결의 채택, 장기집권으로 이어져

  • 中共, 6중전회서 삼등분 역사관 정립

  • 내년 당대회 '시진핑 시대' 개막 분석

  • 지위 격상된 習, 5년 너머를 바라본다

  • 대미항전·독자노선·대만압박 등 주력

지난 11일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폐막식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거수로 세 번째 '역사결의'를 의결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세 번째 '역사결의'가 채택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첫 역사결의가 나온 1945년 이후 마오쩌둥(毛澤東)은 21년을 더 집권했다.

덩샤오핑(鄧小平)도 두 번째 역사결의 뒤 16년간 최고지도자 자리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대만 단장대학 양안연구센터의 장우웨(張五岳) 주임은 대만 중앙통신사에 "세 번째 역사결의를 꺼낸 지도자가 내년이나 혹은 5년 내에 물러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장 주임은 이번 6중전회의 의미를 '계왕개래(繼往開來·지난날을 계승해 앞길을 개척한다)'라는 성어로 대신했다.

그는 "시 주석은 마오나 덩과 비교해 손색 없는 당내 역사적 지위를 확립했다"며 "현재 내외의 정세 변화 속에서 시 주석을 핵심 삼아 단결해야 중국 발전의 미래를 열어젖힐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해협 건너 한 중국 전문가의 이 같은 분석은 6중전회를 지켜본 대다수의 인식과 대동소이하다.

6중전회는 공산당 100년 역사를 삼등분해 각각 마오와 덩, 시진핑의 시대로 규정했다.

마오·덩과 같은 반열에 오른 시 주석의 시선은 3연임이 확정될 내년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너머로 향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毛·鄧·習 3등분 역사관 공식화

6중전회에서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아직 결의문 전문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회의 결과가 담긴 공보(公報)를 통해 대략적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공보는 공산당 100년 역사를 마오가 집권했던 신민주주의 혁명 시기와 사회주의 혁명 건설 시기, 덩이 권력을 잡았던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새 시기, 시 주석 집권 후인 중국 특색 사회주의 새 시대로 구분했다.

7500여자 분량의 공보는 마오 집권기에 1000자, 덩과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까지 묶어 1300자 정도를 할애했다.

반면 시 주석의 업적 및 성과와 관련해서는 2100자 이상을 적었다. 공보 후반부에서 시 주석을 언급한 부분까지 더하면 4000자에 가깝다.

이번 역사결의는 1945년 6기 7중전회와 1981년 11기 6중전회 때에 이어 세 번째 사례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마오와 덩,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삼등분 시대 구분 개념이 중국 공산당 역사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이라며 "이제는 나의 시대라는 자신감을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일 열린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폐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역사결의 카드, 왜 지금인가  

공보는 지난 100년의 역사를 총결산하는 이유로 "과거 우리가 왜 성공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계속 성공할 수 있을지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왕샤오후이(王曉暉)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12일 6중전회 의의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당 전체의 지혜와 단합, 자신감, 투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종합하면 공산당 집권으로 이뤄낸 성과를 앞세워 내부 결속을 다지고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역사결의 카드를 꺼냈다는 뜻으로 볼 여지가 있다.

마오와 덩 시대를 모두 긍정하는 식의 역사결의가 도출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시 주석은 "개혁·개방 이후의 역사로 이전 시기를 부정할 수 없고, 그 반대도 안 된다"는 '양개불능부정(兩個不能否定)'을 입버릇처럼 얘기해 왔다.

왕 부부장도 "앞선 두 차례의 역사결의가 역사적 시비를 가린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중대한 성취와 역사적 경험을 총결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6중전회를 통해 마오와 덩을 함께 떠안고 내년 20차 당대회에서 장기집권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게 시 주석의 복안이다.

장 주임은 "지난 10년 가까이 이론·사상 노선을 구축해 온 시 주석은 20차 당대회 이후 장기집권을 이어 가게 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비로소 '시진핑 시대'가 전면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시진핑 시대' 핵심 키워드

6중전회 공보는 "지난 100년간 당은 인민을 이끌고 위대한 분투를 진행하면서 귀중한 역사적 경험을 쌓았다"며 10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당의 영도'를 비롯해 인민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이론을 혁신하며, 자주 독립과 중국 노선을 고수하고, 천하를 가슴에 품겠다는 것이다.

또 개척·혁신과 용감한 투쟁, 통일 전선, 자아 혁명을 견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장기집권에 성공한 뒤 매진해야 할 핵심 키워드들이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중국 주도의 독자적 산업·가치사슬을 구축해 나가며 세계 최강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이 녹아 있다.

장진취안(江金權)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과 관련해 "세계를 두 진영 혹은 여러 진영으로 나누면 그 결과는 점점 어두워질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인권 탄압 지적에 대해서도 "민주주의는 서방의 특허가 아니며 서방 국가가 정의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10대 역사적 경험의 하나로 '통일 전선 견지'를 언급한 것 역시 대만 내 독립 움직임과 미국의 대만 지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국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며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를 지키겠다는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 확고한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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