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악연, 최연소 성장…" 지방 접수 나선 中 기술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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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10-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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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지방정부 물갈이 가속화

  • 차관 두번 역임한 최연소 성장

  • 삼성·퀄컴 두들긴 반독점 첨병

  • 계파색 옅은 기술관료 약진 중

  • 習체제 안정화 방증 해석 나와

반독점 기업 처벌로 유명세를 떨친 쉬쿤린 장쑤성 신임 성장(왼쪽)과 지방정부 지도자 중 최연소인 자오룽 푸젠성 신임 성장. [사진=바이두 ]


중국의 지방정부 최고 지도부 물갈이가 가속화하고 있다.

정치적 계파색이 옅고 오랜 공직 생활로 전문성을 갖춘 기술 관료들이 중용되는 게 특징이다.

내년 재집권을 준비 중인 시진핑 체제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4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푸젠성 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는 지난 22일 자오룽(趙龍) 샤먼시 당서기를 푸젠성 대리 성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경우 대리 성장으로 임명되면 한 달 이내에 성장으로 공식 취임하는 게 관례다.

지난 19일 이후 22일까지 사흘 새에 5개 성의 성장이 교체됐다.

자오 성장을 포함해 쉬쿤린(許昆林) 장쑤성 성장, 리러청(李樂成) 랴오닝성 성장, 왕정푸(王正譜) 허베이성 성장, 예젠춘(葉建春) 장시성 성장 등이다.

5명 모두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자)로 지방정부 최고 지도부의 연소화가 눈에 띈다.

또 리 성장을 제외한 4명은 중앙 부처에서 부부장(차관급) 등을 맡으며 성과를 인정 받은 기술 관료 출신이다.

1967년생인 자오 성장은 중국 내 31개 성급 지방정부의 당서기와 성장을 통틀어 나이가 가장 어리다.

국토자원부 부부장과 자연자원부 부부장을 거쳐 지난해 푸젠성 부성장으로 부임했고, 올해 1월 샤먼시 서기로 임명된 이후 1년도 채 안 돼 성장으로 승진했다.

장쑤성의 쉬 성장은 '재계 저승사자'로 통한다. 특히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가격감독검사·반독점국 국장 시절 중국을 여러 번 떠들썩하게 했다.

2013년 1월 삼성과 LG, 대만의 치메이 등 6개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에 3억530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는데, 외국 기업에 대한 첫 반독점 처벌 사례였다.

이어 마오타이와 우량예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바이주(白酒) 기업에 가격 담합 혐의로 4억490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글로벌 제약사와 미드존슨 등 다국적 분유 기업 등도 비리와 반독점 혐의로 철퇴를 맞았다.

특히 퀄컴에 대해 조사를 벌여 당시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인 1조원 이상의 벌금을 매겨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밖에 왕 성장은 농업부, 예 성장은 수리부에서 관료 생활을 했다. 리 성장만 후베이성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보내다가 이번에 랴오닝성 성장으로 승진하며 처음으로 지역을 옮겼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일 하루에만 헤이룽장·장쑤·장시·후난·윈난성과 시짱(티베트)·광시좡족자치구 등 7개 지역의 당서기를 교체하기도 했다.

다음달 8~11일 열리는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를 앞두고 지방정부 수뇌부 물갈이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내년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확정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과 25명의 정치국원, 400명 안팎의 중앙위원·후보위원 인선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련의 인사 결과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눈여겨 볼 부분은 지방정부 신임 당서기나 성장의 정치적 계파색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경력만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권력 핵심부와의 연결 고리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3연임에 도전하는 시 주석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어 권력 투쟁이나 계파별 안배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특정 지역에서 오래 근무하며 권력 핵심부와 인연을 쌓아 출세하는 식의 스토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기술 관료가 득세하는 건 시 주석 체제가 공고해졌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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