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동안 막혀있던 전세대출이 재개됐다. 실수요자에 한해서만이다. 전세(임대차)계약 갱신에 따른 전세자금 대출 한도는 ‘전셋값(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내’로 줄어들며, 전세대출 신청 가능 시점도 전세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로 바뀐다. 전세대출 갱신으로 마련한 여유자금을 주식투자 등 다른 용도에 활용하는 문제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전세대출 한도, ‘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순차적으로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은 전셋값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2억원 오른 경우, 기존에 전세대출을 받지 않았던 세입자는 임차보증금(6억원)의 80%인 4억8000만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전세자금대출을 최대치(4억8000만원)로 받은 후 임대인에게 2억원을 납입하더라도 2억8000만원이 남아, 여윳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세대출 한도가 ‘증액 범위 내’로 제한되면 세입자는 전셋값 증가분인 2억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대출을 통한 여윳돈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전세자금 대출 신청 가능 기간도 짧아진다. 현재 전세대출은 입주일과 주민등록전입일 가운데 더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27일부터는 임대차계약서상 잔금지급일 이전까지만 전세대출을 내줄 방침이다. 임대차계약서 상 잔금지급일 이후는 대출 신청이 불가능한 것이다.

전세대출 신청 시 서류심사도 깐깐해진다. 앞으로는 무주택자만이 은행 모바일 앱 등 비대면 방식을 통해 전세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1주택자 이상은 반드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깐깐한 심사를 통과해야 대출이 가능하다.  
◆시중은행 시작으로 이달 내 전 은행권 동참

이러한 내용은 지난 15일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이 비공식 간담회를 열어 합의한 내용이다. 지난달 말 KB국민은행이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한 이후 지난 15일 하나은행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NH농협은행이 동참했으며, 27일부터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일제히 전세대출에 한도를 적용한다.

변경된 전세자금 대출 신청 기간과 비대면 전세대출 신청은 시중은행별로 26~27일 사이 적용을 마쳤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잔금일 1개월 전부터 15일 이전까지' 전세대출 신청이 가능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등 5대 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의 경우 구체적인 실행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이달 내 동참할 것으로 점쳐진다. 5대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아직까진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제한하지 않았다.

다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기존 전세 계약 갱신에 따른 증액대출이 불가능하다. 또한, 케이뱅크는 1주택자도 비대면을 통해 전세대출을 신청할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에서는 부부합산 보유주택이 없는 경우만 신청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실수요자 대출로 꼽히는 전세대출은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증가율 6%)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연말까지 공급이 끊기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전세대출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의 경우 올해 4분기부터 총량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은행들이 규제 준수를 이유로 취급을 중단하거나, 임의적으로 한도를 축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전세대출이 총량규제에서 제외된 것은 올해 말까지만 적용돼, 내년 이후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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