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혼자산다' 허항 PD "특별하지 않은 삶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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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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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허항 PD [사진=스토리라임 제공]


매주 금요일 밤, '혼자' 사는 사람들을 만나온지 어느새 8년째다. 혼자 밥 먹고, 혼자 노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위로를 안겨주었고 저마다의 '솔로 라이프'는 예능계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 2013년 시작해 8년째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다. 전현무, 박나래 등 대상 수상자와 '라이징 스타'를 배출해냈고 패션, 인테리어, 요리, 취미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행을 선도해왔다. 때로는 논란과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그런데도 금요일 예능 일인자 임은 변함없었다.

최근 아주경제는 '우리 결혼했어요'부터 '쇼! 음악중심'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 거다' 등을 거쳐 지난 2월부터 '나혼자산다'의 메인 연출을 맡게 된 허항 PD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 혼자 산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한 허항 PD의 일문일답

'나혼자산다' 허항 PD [사진=스토리라임 제공]


지난 2월부터 '나혼자산다'의 메인 연출을 맡고 있다. '나혼자산다'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지 또 새롭게 느끼는 점이 있는지?
- 시청자일 때부터 '나혼자산다'의 인기는 익히 알고 있었다. 방송 다음 날인 토요일에는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있고 클립 영상도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려있는 등 인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연출을 맡아보니 '나혼자산다'의 엄청난 인기가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워지더라. '사람'과 '일상'을 다루는 작품이니 (시청자들이) 상상 이상으로 친근하게 여기고 또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특수한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큰 사랑을 받는 게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욱 섬세하게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400회를 기점으로 초기 회장인 전현무가 합류했다
- '나혼자산다' 초기에 조연출을 맡았었다. 초기 제작진인 만큼 개인적으로 전현무 씨의 존재를 크게 느끼고, 상징적이라 여기고 있다. 시청자일 때도 전현무 씨가 하차했을 때 이상하게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제가 메인 연출을 맡으면서 전현무 씨에게 재출연을 부탁드렸고 감사하게도 400회를 기점으로 돌아오셨다.

전현무의 합류가 '나혼자산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전현무 씨와 무지개 회원 기안84 씨, 박나래 씨, 성훈 씨, 화사 씨가 다시 만났을 때 생기는 케미스트리(화학 작용), 새 회원인 키 씨와 만났을 때 생기는 케미스트리 등 여러 가지 재미가 생기는 거 같다. 이 효과가 방송으로도 표현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연출을 맡고 있다.

'나혼자산다'에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가?
- '나혼자산다' 안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싶은 열망이 있다. 다양한 라이징 스타, 독립 초년생 등을 보여드리려고 섭외에 신경 쓰고 있다. 시청자들께 '공감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주면 좋겠다. 그렇게 느끼신다면 올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초창기와 달리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이 조명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었다
- 그 부분에 관해서 고민이 많았다. 올해는 새로운 얼굴, 라이징 스타,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출연자들 섭외에 공을 많이 들였다. 남윤수 씨, 표예진 씨, 김경남 씨, 이은지 씨, 박재정 씨, 아누팜 씨 등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의 '싱글 라이프'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화려한 삶을 사는 이들이 눈에 띄고 회자하다 보니 논란이 생기는 거 같다. 그런 부분은 제작진이 조금 더 신경 써서 만들도록 하겠다.

'나혼자산다'는 출연진의 직업, 연차 등이 중요하지 않다. '혼자 사는 삶' 자체가 중요하다. 출연진의 주거 형태 등을 염두에 두고 섭외하는 건 아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가 우선이라고 생각했으나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에서 좋은 집이 자주 눈에 띄니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시는 거 같다. 제작진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화려한 집, 화려한 삶을 찾아서 섭외한 건 아니다.

8년간 사랑 받은 '나혼자산다'[사진=스토리라임 제공]


'나혼자산다' 고정 출연들과 게스트의 비중은 어떻게 삼는가?
- 엄밀히 말하자면 '나혼자산다'는 메인 MC도, 고정 출연진도 없다. 이들은 '무지개 모임'인 거다. 혼자 사는 이들에게 열려 있는 광범위한 집단이다. 결혼하거나, 커리어(경력) 때문에 하차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출연진들은 계속해서 무지개 회원이다.

다만 박나래 씨, 기안84 씨는 무지개 회원으로 오래 출연했고 '나혼자산다'의 역사를 쓴 분이기 때문에 시청자들과도 친밀하고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물론 제작진도 이들이 '나혼자산다'와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애틋한 건 사실이다.

'나혼자산다'는 '솔로 라이프'를 강조하지만, 무지개 회원들의 친목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의 주기적 모임으로 얻는 효과는 무엇인가
- 혼자 사는 삶, 이야기가 주요 소재긴 하지만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공감대를 나누기 때문에 삼삼오오 모임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럽다.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단합하자'라며 모여 친목을 나누는 거다. '나혼자산다'는 애초부터 '정모' 개념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왔다.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 사는 이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 같은 거다.

'친목'이 쌓이다 보니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거 같다. 기안84의 왕따 논란도 마찬가지다
- 왕따, 몰래카메라 프레임에 사실 놀랐다. 쭉 (프로그램을) 시청하신 분들도 이상하다고 느끼실 거라고 본다. 하지만 세삼하지 못한 연출로 보는 이들이 불편하셨다면 의도가 어떻든 변명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기안84 씨는 따돌림당하는 게 아니다. 말로 설명하는 거보다 방송으로 지켜보는 게 가장 정확할 거다. 앞으로 방송을 지켜봐 주신다면 이 말에 대한 답이 될 거 같다.

'나혼자산다' 허항 PD [사진=스토리라임 제공]


앞으로 '나혼자산다'의 방향은 어디로 향하나
- '나혼자산다'는 무지개 모임을 주축으로 새로운 이들을 찾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싱글 라이프'를 사는 분들이 전체 국민의 31%라고 하더라. 이렇다 보니 '나혼자산다'가 홀로 사는 분들에게 팁을 많이 줄 수 있고, 공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예인 아닌 사람도 나올 수 있 나이, 연차와 상관없이 다양한 독신 생활을 보여주려고 한다.

앞으로 허항 PD가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 '나혼자산다'가 오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매주 신선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 아마 최고의 찬사 아닐까.

섭외 욕심이 나는 이들이 있다면?
-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고 있다. 새로운 얼굴. 시청자들이 '저 사람이 나왔었다니!' 하고 놀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톱스타일 수도 있지만 의외의 인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출연해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것. '저럴 줄 몰랐는데, 저렇게 살고 있네' 하고 의외성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다.

시청자들이 '나혼자산다'를 통해 어떤 점을 느끼길 바라나?
- 출연진들이 늘 '특별한 게 없는데 방송에 나갈 수 있을까요?'라며 걱정한다. 하지만 제가 만난 분 중 특별하지 않은 이는 없었다. 다를 뿐이다. 좋고, 나쁜 게 아니라 다양한 걸 보여주고 싶다. '나혼자산다'를 보며 '내가 사는 것이 나의 스타일', '당신은 당신의 스타일대로 살고 있을 뿐이에요' 하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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