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6일 발표가 예정된 가계부채 추가대책에 담길 세부 내용에 실수요자는 물론 전(全)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늦어도 27일까지는 은행권에 가계부채 보완대책 관련 세부 지침을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보완대책이 현재 검토 막바지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홍 부총리는 우려가 컸던 전세대출과 관련해서는 “올해에는 제외하기로 했고 실수요자가 입는 피해·영향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리대책서 “전세대출 DSR 산출에 직접 적용 배제”
금융당국은 오는 26일 발표하는 가계부채 추가대책에서 전세자금대출은 상환능력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외하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직접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적용하는 방안은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전세대출 관리와 취약계층 실수요자 보호 방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DSR 규제는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초점을 맞춰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로 억제하는 것이다. 올해 7월부터 차주단위(개인별) DSR 기준은 은행 40%, 비(非)은행 60%가 적용된다.
그동안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보완대책의 핵심이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 상환 능력을 보는 DSR 산출 때 전세대출의 반영 여부가 금융권과 대출 수요자의 주요 관심사였다.
최근 월간 가계대출 증가액 약 11조원 가운데 전세대출은 2조5000억∼2조80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도 최근까지 DSR에 전세대출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수요자의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대출이 DSR에 반영되면 전세 대출자의 추가 대출이 사실상 차단되는 등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당국은 현행대로 전세대출을 DSR에 직접 적용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은 국감에서 “실수요 대출이 많이 늘고 있어 전체적으로 가계부채 관리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출과 관련해 금리(문제)나, 갭 투자를 유발한다는 문제 등을 잘 보면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세대출은 여러 분야에서 검토하고 방안을 강구했다”며 “은행이 자율적으로 보증금 증액 범위 내에서, 실수요 범위 내에서 전세대출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DSR 규제 조기 도입되나…2금융권 관리 포함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오는 25일 실수요자 보호 방안 등을 담은 가계부채 보완대책을 협의한다. 정부는 이날 협의 내용을 토대로 26일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부채 상환 능력이 핵심이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말한다.
민주당이 특히 주력한 실수요자 보호 방안도 담긴다. 금융당국은 올 4분기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된 전세대출을 이번 DSR 규제 대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1일 국정감사 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실수요자 보호 방안에 대해 “정부에서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핀셋 대책을 얘기했고, 총량 한도에서 전세대출은 제외하는 방안을 말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이번 대책과 관련해 올해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차주별 DSR 규제를 조기 도입하는 내용 등을 밝힌 바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주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시기를 당기는 문제, 제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가계부채 질관리 강화 등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자산 버블 대책이 주문하는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또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방법을 넣고, 실수요자 보호방안을 넣어 발표할 계획”이라고 미리 공개했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홍콩 다음 2위라고 하는데 사실상 우리가 1위이며, 버블 가능성 지수도 우리가 2위라고 하고, 주택가격상승률 세계 3위라고 한다”며 “관리가 상당히 필요한 시점으로 차근차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들 대출심사는 더욱 깐깐해져
가계부채 관리대책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상환능력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외하기로 했지만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은 더욱 깐깐해지고 있다. 이미 전세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대출 심사 역시 까다로워지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모두 전세계약 갱신 시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 하나은행이 이달 15일부터 시행하는 조치가 주요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과정 역시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신규 전세대출 신청이 가능한 시점을 기존 입주일·주민등록 전입일 후 3개월 내에서 잔금 지금일 이전으로 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부 대출자가 잔금을 본인 자금으로 해결한 이후 투자 등 목적으로 추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또 1주택 보유자의 비대면 전세대출 신청 제한도 검토한다. 1주택자 전세대출은 은행 창구에서 좀 더 깐깐하게 심사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권에 따르면 핵심은 실수요가 아닌 대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를 주요 시중은행이 먼저 시행하고 나선다면 다른 금융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금융당국이 전세자금대출을 상환능력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외하기로 했지만, 대출 문턱은 이번보다 높아질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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