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위변이 'AY.4.2' 전파력, 델타 대비 10% 높은 수준에 불과
  • 英과학자들 "영국 정부의 7월 때이른 방역 제한 해제 때문"
'위드 코로나'(Wtih Corona) 시대에 앞장서 돌입한 영국에서 겨울을 앞두고 5차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하루 확진자 규모가 1만명가량 늘어난 가운데, 그 원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20일(현지시간)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5주 만에 정부 코로나19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겨울철이 코로나19 사태 회복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일일 확진자 규모가 하루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영국에선 하루 4만913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 18일(4만8820명)에 이어 근래 최다치를 경신했으며, 지난 7일 동안의 누적 확진자 수는 직전주 대비 17.2% 늘었다.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기준으로 7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는 4만4439명을 기록해 이달 초보다 1만명가량 늘어났다.

약 2주의 기간을 두고 확진자 증가세에 뒤따라 늘어나는 사망자 역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기준 일주일 평균 사망자는 129명이었지만, 같은 날 일일 사망자는 223명으로 나타나 지난 3월 9일(231명 사망) 이후 영국에서 처음으로 200명대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영국의 7일 평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 [자료=월드오미터스]

 
델타 재변이 'AY.4.2' 탓?...감염 증가 영향 미미

일각에서는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델타 변이(B.1.167.2) 바이러스의 하위변이(subvariant)인 'AY.4.2'(PANGO 계통 명칭)이 이와 같은 확산세에 영향을 줬다고 우려했다.

해당 변이는 지난달 27일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발표한 보고서가 공식적으로 언급했으며, PHE는 당시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의 6%가량을 해당 하위변이의 감염자로 추정했다. 이후, 이달 15일 보고서에선 지난 9일 기준 영국 확진자 중 약 9.4%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델타변이가 하위변이를 일으킨 것은 지난 6월 4일 네팔에서 처음 보고된 '델타 플러스 변이(B.1.617.2.1·PANGO 계통 명칭으론 AY.1)'의 발견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AY.1 이후 현재까지 의미 있는 감염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AY.4.2가 처음이라고 지적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종합생명과학센터 웰컴트러스트생어연구소의 제프리 배럿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델타 변이가 일으킨 하위변이 중 꾸준히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AY.4.2가 유일하다"면서 "해당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일관된 이점'을 시사하곤 있지만, 과거 알파(영국 변이·B.1.1.7)와 델타 변이가 지배종으로 대체됐던 것보단 훨씬 느린 속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영국에서 보고돼 지난해 말~올해 초 북반구 겨울 당시 코로나19 재유행세를 주도했던 알파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50%가량의 더 높은 전파력을 보였다. 감염자 1명당 5~8명을 추가 전파(재감염 지수 R=5~8)하는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의 전파력보다 60% 강한 수준이다.

따라서, 배럿 교수는 "델타 변이의 재감염 지수가 10% 증가한다고 해도 여전히 소수의 추가 감염 사례만 발생한다"면서 "이는 알파와 델타 변이 출연 당시와 비견할 만한상황은 아니며, 해당 수치가 10% 증가하더라도 전염병의 궤적을 크게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진 AY.4.2의 출연이 최근 영국의 신규 확진자 급증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 밖에서 해당 변이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7건의 감염이 보고됐고, 지난 19일에는 이스라엘과 호주, 일본 등에서 각각 한 건의 감염 사례가 전해졌다. 아울러, 영국과 함께 가장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시퀀싱(유전자 감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덴마크의 경우 AY.4.2의 감염 비중이 한때 전체의 2% 수준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세에 들어섰다고 보고한 상태다.

AY.4.2에 대한 분석은 지난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와 2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사이언스미디어센터, 온라인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러트 등의 정리를 종합했다.
 

영국의 코로나19 지배주 변화 추이. [자료=텔레그래프 갈무리]

 
과학자들, '섣부른 위드 코로나'...영국 정부의 실수 때문

케임브리지 대학의 임상 미생물학 교수인 라비 굽타는 20일 텔레그래프에서 영국의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AY.4.2에서 찾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해당 변이에서 발견한 주요 스파이크 단백질(인체의 세포와 결합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돌연변이는 'Y145H'와 'A222V' 등 두 개지만, 해당 돌연변이가 전파력 강화에 미미한 영향을 미쳤을 뿐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라는 이유에서다.

대신 그는 영국 정부의 때이른 방역 조치 해제에서 이유를 찾았다. 굽타 교수는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는 여전히 감염 사례가 많았던 지난 7월 19일에 모든 방역 제한을 해제했기 때문"이라면서 "전체 성인의 70%에 불과한 낮은 백신 접종률, 백신 면역 약화와 늦은 부스터샷(추가 접종) 승인, 방역·감염 보호 조치가 전무(全無)한 개학 방침 등 많은 요인이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마틴 맥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 역시 "영국이 현재 맞은 곤경은 지난 7월(의 방역 해제 조치)까지 거슬러간다"면서 영국 당국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너무 이른 시기에 방역 제한을 해제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덴마크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비율이 인구 100만명당 90명 수준일 때 방역을 해제했지만, 영국은 감염 비율이 인구 100만명당 670명이던 시기에 이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맥키 교수는 "이는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훨씬 나은 상황이었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영국 당국은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어린이 백신 접종 등 여러 영역에서 다른 국가들의 방역 방침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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