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거래정지 OQP, 분할·합병 이용해 K-OTC로 '도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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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1-10-2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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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우회, 주식 일부 두올물산 주식으로 전환

  • 거래 정지된 종목 장외시장서 유통 시도 '꼼수'

  • 자산 130억 두올물산 K-OTC서 14조 '한전 규모'

  • "바이오 기대감" 해명에도 금투협 "지켜볼 것"

[CI=금융투자협회 제공]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정지 중인 OQP의 주식 일부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거래플랫폼 K-OTC에 등록된 자동차 내외장재 전문기업 두올물산 주식으로 전환된다. 회사의 분할과 합병을 통해 거래소의 규제를 우회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 정지가 시행된 종목이 장외시장을 통해 주식 유통을 시도하는 것이 일종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두올물산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상태라는 점에서 섣불리 거래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코스닥 거래정지 OQP, K-OTC 두올물산 통해 거래 우회

20일 두올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12월 3일 모회사(84%)인 두올물산홀딩스를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회사의 관계도에서 상위에 있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합병하는 게 아니라, 자회사가 모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두올물산에 합병될 예정인 두올물산홀딩스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정지 중인 OQP의 자회사다. OQP는 지난해 감사보고서의 의견거절로 현재 상장폐지 심사를 받고 있는 종목이다. 올해 반기보고서도 의견거절을 받으며 회생 가능성이 점차 옅어지는 중이다.

OQP는 지난해까지 두올산업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되던 종목이다. 두올물산은 두올산업의 100% 자회사였다. 지난해 OQP(구 두올산업)은 캐나다의 신약개발업체 온퀘스트사와 결합해 회사명을 온퀘스트파마슈티컬(OQP)로 변경했다.

이후 OQP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거래정지를 당한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제조관리 사업부분을 인적분할해 두올물산홀딩스를 설립하고 생명공학사업부를 분할해 OQP바이오를 설립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에게 분할신설회사의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OQP를 10% 가진 주주라면 두올물산홀딩스와 OQP의 주식도 10%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OQP는 보유하고 있던 두올물산의 지분을 올해 6월 에어라이브테크놀로지와 안트레에 매각해 청산하면서 두 회사는 개별회사가 됐었다.

하지만 곧바로 올해 9월 두올물산홀딩스가 에어라이브와 안트레로부터 인수했던 교환사채청구권을 행사해 두올물산의 대주주(84.27%)가 된다. 이때 두올물산은 K-OTC에 등록해 거래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두올물산이 자회사를 통해 관계사 OQP바이오가 가지고 있는 바이오 관련 자산 지식재산권(IP)을 포괄적으로 이전 받기로 결정했다.

과정은 복잡하지만 결국 OQP(구 두올산업)의 영위사업이 대부분 K-OTC 등록업체 두올물산으로 옮겨가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존 OQP 주주들은 잇따른 회사의 분할과 합병에 따라 K-OTC 등록업체 두올물산의 주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코스닥에서 OQP는 거래정지 중이지만 K-OTC에 등록된 두올물산의 거래는 자유롭다. 일종의 우회거래가 가능해진 셈이다.
 
#두올물산 시총 9조원…비정상적인 시총에 투자자 주의해야

이같은 과정을 거쳐 거래 정지 중인 상장사의 주식을 우회적으로 거래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꼼수'라고 해도 사실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K-OTC에서 거래되고 있는 두올물산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출처=한국거래소]


현재 두올물산은 K-OTC의 대장주다. 20일 기준 두올물산의 시가총액은 9조원에 달한다. 장중 한때 14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 상장사 한국전력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시총도 코스피 상장사 우리금융지주와 어깨를 견주는 수준이다.

두올물산은 지난 9월에야 K-OTC에 입성한 새내기다. 첫 거래 당시 주가는 500원대였지만 지금은 8만원이 넘는다. 한달도 안돼 무려 1만5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두올물산은 K-OTC 시장에서 가장 시총이 큰 회사다. 두올물산의 뒤에는SK에코플랜트와, 세메스, 넷마블네오, 포스코건설, LS전선 등이 포진했다.

두올물산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풀이하고 있지만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두올물산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5억원, 영업이익은 84억원에 불과하다. 총 자산규모도 130억원 수준에 그친다. 자회사를 통해 시행하겠다는 바이오 사업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애당초 OQP가 올해 3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은 이유가 바이오 사업의 임상실험을 유지할 자금여력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OQP가 보유 중인 자산 4710억원 중 바이오 관련 무형자산의 규모가 3837억원으로 80%가 넘는다. 이를 뒷받침 할 투자여력이 없다면 이 금액은 자산이 아니라 손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일 두올물산 리딩방 캡처, 실제 이 대화 이후 두올물산의 주가가 급당해 상한가를 기록했다.[캡쳐=강현창 기자]


최근 두올산업의 주가급등은 불공정 거래세력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높다.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한 대규모 거래를 통해 형성된 주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공식적으로 운영되는 일부 주식리딩 오픈채팅에서는 두올물산의 주가를 움직이겠노라며 투자를 종용하는 경우를 찾을 수 있었다.

주식리딩방에서 매수신호를 보낸 이후 실제 두올물산의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시간대별 거래내역을 확인해보니 10주씩 꾸준히 매도주문이 나오고 그걸 시장이 받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자전거래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한편 OQP로서는 바이오사업을 두올산업에 넘기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자산의 대부분이 넘어가지만 리스크를 떠넘기는 것이기도 하다.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의 사유도 해소 할 수 있다.

하지만 K-OTC를 통해 두올물산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로서는 주의가 요구된다. 납득하기 어려운 주가 수준에서 정확한 확인 없이 거래에 나설 경우 회복하기 힘든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두올물산의 주가급등을 확인하고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등록 해제 등의 요건에는 맞지 않아 거래는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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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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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 내는 꼬라지봐라 ㅋㅋ 도주?? 보복당해도 든든한 빽이 어디에 있다 이건가?? 아주경제 절대 안본다 내 주위사람들한테 다 소문내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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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창아.. 공매도 애들이 이런 기사 내라고 시키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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