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군‧구 229곳 중 89곳이 인구감소지역...정부, 지원 확대 계획
  • 이미 인구 문제 해결 위해 막대한 세금 투입됐지만...효과는 '미미'
  • "청년층 움직일 수 있는 정책 나오고 재원은 적재적소에 사용돼야"
전국 시‧군‧구 229곳 중 40%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됐다. 당국은 이번 발표와 함께 재정 지원 계획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세금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지자체 89곳 '인구감소지역'..."재정 지원할 것"

지난 18일 충남 공주의 구시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19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날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기초지방자치단체 89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됐다.

선정 지역은 전남과 경북이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원 12곳, 경남 11곳, 전북 10곳, 충남 9곳, 충북 6곳이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인천(2곳), 부산(3곳), 대구(2곳)가 포함됐다.

서울시 내 기초 지자체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규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구감소지역은 인구감소지수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협의와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인구감소지수는 △연평균인구증감률 △인구 밀도 △청년순이동률 △주간인구 △고령화 비율 △유소년 비율 △조출생률 △재정자립도 등 8개 지표를 통해 결정된다.

지금까지 정부는 일본에서 고안한 개념인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주요 지표로 사용해왔다. 이 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인 가임여성 비율로만 산출돼 다른 변수가 반영되지 않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행안부는 “지역별 자연적 인구 증감 및 사회적 이동 관련 지표가 종합적으로 포함된 인구감소지수는 향후 정부 및 지자체가 인구 활력 정책의 입안, 목표 설정, 효과분석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고 밝혔다.

인구감소지역은 5년 주기로 지정될 예정이다. 다만, 올해는 첫 지정인 점을 고려해 향후 2년간 상황을 지켜본 뒤 보완될 수 있다. 각 지자체 지수와 순위는 낙인 효과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발표와 함께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재정적‧행정적 지원 계획도 내놓았다.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인구활력계획을 수립하면 정부가 국고보조 사업 등 재정 지원과 특례 등 제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재원은 매년 1조원씩 10년간 지원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 총 2조5600억원 규모인 국고보조사업 등 형태로 투입된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각 지자체간 상호협력을 유도하고 해당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도 제정된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하고 올해 6월 시행령을 마련해 인구감소지역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행안부는 “각종 재정‧세제‧규제 등 제도 특례를 비롯해 상향식 추진체계, 생활인구의 개념 등 지원 근거를 체계적이고 촘촘하게 마련하기 위해 관계 부처 및 국회 등과의 법안 협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막대한 재원 투자했는데 효과는 미미..."적재적소에 쓰여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서는 정부 대책을 두고 효용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당국이 저출산과 고령화 가속화를 막고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서가 발표한 ‘2021 대한민국 지방재정’에 따르면 2009년 지방자치단체의 노인・청소년 부문 예산은 6조1848억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4.5%, 사회복지 분야 예산 대비 25.6%를 차지했으나, 2021년 노인・청소년 부문 예산은 26조7557억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10.2%, 사회복지 분야 예산 대비 33.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예산 규모가 연평균 5.6% 증가하는 동안 노인‧청소년 부문 예산 규모는 13%씩 증가해왔다.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은 가속화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만7500명으로, 전년 동기(1만280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정보원은 전국 229개 시군구의 소멸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 2017년 36.2%(83개)였던 소멸위험지역이 30년 후엔 모든 시·군·구로 확대되는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김현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4조원이던 정부의 저출산 관련 과제 예산은 지난해 40조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출생아가 1명뿐인 읍·면·동은 32곳에서 86곳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마다 예산 투입 규모를 늘렸지만 그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나 산업이 없으니 출산율이 저조하고 인구 감소가 되는 것이다. 관련 정책에 돈을 많이 투자했지만 효율적으로 투자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산을 할 수 있는 당사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동안은 정책의 효과성을 담보하지 못했다. 재원을 투자해도 적재적소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법 6건이 발의된 상태다. 각 법안은 사회기반 설치를 비롯해 외국인, 산업단지, 조세 혜택 등에 관한 내용을 공통으로 강조한다. 다만, 해당 법안들이 제시한 ‘인구소멸위기지역’, ‘지방소멸위기지역’ 관련 사업이 앞서 행안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과 별개로 추진될지 일원화될지는 미지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인구감소지역을 보면 청년층이 일자리나 삶의 주거 조건 때문에 수도권으로 이동하다 보니 생긴 문제다. 청년층이 지방에 정주해 애를 낳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인구 재생산이 돼야 하는데 다 빠져나가니 심각성이 나타났다. 예산을 늘릴 필요도 있지만 제대로 효과를 판단하고 평가하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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