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중고차 진출 논의 2년째 답보…대기업ㆍ중기 갈등 격화
  • 전문가들 "협상 결렬에 기존 중고차 시장만 피해"
 

[사진=연합뉴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2년째 답보 상태다. 논의 초반부터 적절성 논란이 일었던 데다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입장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부까지 업계의 눈치만 보며 결정을 미루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온 만큼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 개방을 둘러싼 논란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중고차 판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해 중고차 업계의 사업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2019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매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면서 시작됐다. 앞서 중고차업계는 그해 2월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되자 곧바로 '생계형 적합업종'을 신청했지만 동반위가 일부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절차대로라면 동반위의 부적합 판정에 중기부가 3개월 이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 결론을 내렸어야 했지만, 판단을 미루며 결국 중고차발전위원회가 나서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결론이 쉽게 나지 않았다. 올해 6월에 발족한 중고차위원회는 그간 총 여섯 차례의 실무 협상을 이어 왔지만, 거래량과 매입방식 등에서 양측 업계의 의견차가 커 최종 협상이 결렬돼 다시 중기부로 안건이 넘겨졌다.

양측 업계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비율을 올해부터 4년간 조금씩 늘려 2024년 10%까지 허용한다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매입 물량과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보상 방안에서 극명히 의견이 갈렸다. 완성차업계는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기존 자동차를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에 매입해줄 것을 요구할 때는 시장 점유율 제한과 상관없이 매입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중고차 업계는 이에 완강히 반대했다.

완성차 업계는 매입을 제한할 경우 소비자가 신차와 중고차 가격의 차액을 지불하고 신차를 구매하는 것을 어렵게 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고차 업계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발생하는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 방안으로 신차 판매권을 요구했으나 완성차 업계는 신차 판매권은 중고차 판매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와 관련해 중기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기부의 결정이 자칫 중고차 업계의 보호를 어렵게 하고, 플랫폼 기업들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등의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권칠승 장관은 "중고차 매매업종은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며 "최종타결은 안 됐지만, 양쪽 의견을 끝내 합의시키고 결론 내리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권 장관은 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중기부는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정치권에서 제기한 책임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최종 결정이 지연될수록 중고차 시장과 소비자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정부가 조속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중기부가 결정을 주저할수록 완성차뿐만 아니라 중고차업계의 갈등과 피해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중기부가 어떤 결론을 내린다 해도 중고차업계에선 강한 반발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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