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조선업 불황을 넘어 IPO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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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10-1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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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십여년 동안의 불황을 딛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국내 조선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을 이끌게 됐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2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조치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한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에서 설계·생산의 주요 부서를 두루 경험했으며, 2016년 현대미포조선 사장으로 선임돼 올해까지 6년 동안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의 사장으로 성과를 쌓았다고 승진 조치를 설명했다. 또 조선산업 경기 불황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거쳐, 최근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30년 현대중공업그룹 외길···엔지니어 출신 CEO로 발돋움

1957년생인 한 부회장은 예산고등학교, 충남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1979년 현대중공업 선박운용본부에 입사했다. 이후 올해까지 30년 넘도록 현대중공업그룹에 헌신하는 외길 인생을 걸었다.

입사 초기 선박 설계 및 생산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한 부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다양한 공법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부회장은 2012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전무, 2015년 조선사업본부 부사장을 거쳐 2016년 현대미포조선 대표에 선임됐다. 한 부회장은 현대미포조선 수장에 오른 뒤 조선업 침체 속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보였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 다각화를 통해 현대미포조선을 3년 연속 흑자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주력 선종이 PC선과 가스운반선에 편중됐던 현대미포조선은 한 부회장 취임 후 LNG벙커링선, 로팩스(RO-PAC) 등 고부가 신선종 개발에 성과를 냈다.

그 결과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14년 8677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이듬해인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666억원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한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2016년에는 207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1.56%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17년에도 1079억원, 2018년 70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미포조선의 실적 개선을 이끈 한 부회장은 2018년 현대중공업 대표에 선임되며 친정으로 복귀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 부회장은 해외 영업에 정통한 가삼현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현대중공업을 이끌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3월 가 부회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이동하면서 단독으로 현대중공업을 이끄는 책무를 맡게 됐다.

이 기간 국내 조선산업이 기나긴 불황의 터널에 갇혔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 부회장의 경영 실적이 눈에 띈다. 국내 조선산업은 지난 2007년 327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사상 최고 수주기록을 경신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수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난해까지 약 12년 동안 지독한 장기불황을 겪어야 했다.

◆단독 대표로 IPO 마무리···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확보 나선다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선 이후 한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의 IPO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종전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마쳤다.

앞서 지난달 7~8일 진행된 일반 공모청약 증거금은 56조5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초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5만2000~6만원) 최상단인 6만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이로써 공모 규모는 1조8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로써 한 부회장이 밝힌 현대중공업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확보에 활용할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수요예측 시점에 한 부회장은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제적 투자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현대중공업의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해 친환경 미래 선박 기술 개발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해상 수소인프라 투자 등을 미래 핵심 3대 사업으로 선정, 이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상장 이후의 계획 등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1조800억원 규모인 IPO 조달자금 중 약 7600억원을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투자한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에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에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수소 및 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디지털트윈 등 디지털선박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운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이와 더불어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해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안전한 야드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해상 수소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업계 최고 조선해양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상 신재생 발전 및 그린수소 생산, 수소 운송 인프라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규 수주 증가로 선수금 유입이 늘어나며 순 차입금 비율은 34.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조선사 평균인 107.9%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7월 말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86억 달러(59척)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액인 72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 수주량 중 역대 최고치이다.

한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업과 엔진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난 50년에 이어 다가올 50년에서도 조선업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3년부터 지속적으로 도입되는 환경 규제를 감안하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이 친환경 선박 기술을 고도화해 나간다면 글로벌 조선 시장의 강자로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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