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경선 레이스 후유증에 우려 커져
  • 이재명, 당 내 인사들에 낮은 자세로 다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 의원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가 끝이 났으나 후유증은 크게 남았다. 당 지도부가 중간에서 일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상당 기간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주자로 최종 결정됐으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이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를 향해 '똥파리', '수박', '찢재명' 등으로 비유했고,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에게 쏠린 3차 국민·일반 당원 선거인단 표심을 '도깨비', '특정 종교 개입' 등으로 폄훼했다.

급기야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 14일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소송인단은 4만6000여명으로 구성됐고 별개로 5만여명의 시민들이 지지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소송인으로 나선 김진석씨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민주당은 특별당규의 취지인 결선투표를 장려하는 방향이 아니라 '원팀'을 저해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다”며 “민주주의가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송영길 대표는 노골적으로 사퇴자 표를 무효표로 인정하라는 소위 '사사오입'을 주장했다”며 “무리한 사사오입 해석을 한 주체가 다시 해석에 대해 심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민간 법정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로부터 야유를 들어왔다. '이심송심(이 지사의 마음이 송 대표의 마음)‘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송 대표가 이 지사의 편에 서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송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나기 전부터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경선이 끝나는 즉시 당에서 강력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3일에는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을 ‘일베(일간 베스트)’로 비유하면서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대표는 13일 YTN 뉴스Q에 출연해 “(나를)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공해 악의적 비난을 퍼부었다”며 “이런 행태는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송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지난 12일 이 전 대표의 캠프 좌장인 설훈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논평을 내는 등 지도부의 이 같은 행동이 이어지자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승복 메시지를 냈던 이 전 대표도 다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14일 오후 캠프 해단식에서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라며 “제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 그것을 이 정도로만 표현하겠다”고 했다.

이에 송 대표는 결국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을 향해 “상처받은 분들에게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일부 극단적 행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비유와 표현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도 분노를 표출했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이낙연 후보의 승복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났다”며 “제안 하나 하겠다. 자신이 반대했던 후보에 대한 조롱, 욕설, 비방 글을 내립시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 게시글의 '승복'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고, 조 전 장관은 이를 '수용 선언'으로 수정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조 전 장관 페이스북 피드에서 아예 사라졌다.

이 전 대표 일부 지지자들은 이를 두고 조 전 장관이 이 후보의 편을 들었다며 조 전 장관의 책인 '조국의 시간'을 찢거나 불태웠다. 한 지지자는 조 전 장관이 그려진 티셔츠와 '조국의 시간'을 찢은 사진을 조 전 장관 페이스북 게시글 댓글에 남기기도 했다.

이 같은 분란으로 내부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 후보가 최종 민주당 후보가 됐음에도 ‘컨벤션 효과’를 얻지 못하자 우려는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1~12일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202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2%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겠다는 응답은 40%에 달했다.

다만 긍정적인 기류도 있다.

이 전 대표 측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 의원과 이 후보가 포옹하며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원팀의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가 끝난 뒤 입구에서 나오는 의원들을 맞아 인사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의원 개개인과 일일이 악수하며 허리를 90도 숙이며 인사를 하는 등 '낮은' 자세를 취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당 내 경선을 치르며 각을 세웠던 설 의원과는 포옹하며 원팀의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후보께서 당무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고 경선 결과를 수용했다”며 “특별당규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당의 절차에 따른 결정인 만큼 존중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당헌·당규는 추후 명확하게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승리로, 저는 민주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 입은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려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이튿날 페이스북을 통해 “설훈 의원님, 감사합니다. 아쉬움과 상심이 크셨을 텐데 이렇게 대의를 위해 결단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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