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 매출 70조’ 대기록에도 위기…커지는 ‘이재용 역할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문기 기자
입력 2021-10-11 18:1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업계 전망 교차, 美 파운드리 부지 등 미궁..."총수 리더십 절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73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업계와 증권가 등에서는 향후 전망을 놓고 ‘위기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 반도체 패권 경쟁 등 격변기를 보내고 있는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강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 매출 75조4180억원, 영업이익 15조6537억원 규모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 8일 공시된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잠정치인 73조원, 15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까지 총 202조600억원의 매출과 37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연간 매출액은 277조4780억원, 영업이익은 53조4037억원 규모가 전망된다.

이처럼 올해 3분기는 삼성전자로서는 여러모로 역사적인 시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측면에서는 70조원 고지를 밟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3년 만에 15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4분기와 그 이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낸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4분기에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등 위기론을 꺼내들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력난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이번 달 DDR4 제품 가격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내년이 DDR5 제품 교체기라는 점에서 현재 전력난은 내년 상반기 연착륙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이 30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역시 2018년에 기록한 59조원 규모를 넘어 60조원 안팎을 기록하는 등 내년까지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는 D램 가격이 3~8%, 낸드플래시 가격이 0~5%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수익성 둔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오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2019년부터 시작된 호황기가 ‘말기(late-cycle)’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 시기에 진입하는 것은 보상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해 업계에 큰 파장을 던지기도 했다.

업계 내부적으로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 격변의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2024년 말부터 가동하겠다고 밝힌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은 아직까지도 부지가 확정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는 지난달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8일까지 기업 내부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라며 압박에 나섰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TSMC와 3나노급 최첨단 공정을 두고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이와 같은 의사결정들을 할 때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놓인 상황처럼 얽히고설킨 복잡한 문제를 다룰수록 상위단에서 해결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에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순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