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백년대계' 공교육 시스템, 코로나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홍승완 기자입력 : 2021-10-07 16:03
대면 수업 축소로 학력 격차↑…교육부, '전면 등교 확대' 카드 만지작 '학습 결손=국가경쟁력 하락' 우려에 교육 당국은 '전전긍긍' 전면 등교 성패도 결국 백신 접종…다만 전문가는 "신중해야"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다음 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방역체계를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도권 학교의 전면등교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12~17살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을 앞둔 만큼, 전면 등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 방역 신뢰도는 높지 않은 상황. 하지만 교육 당국은 코로나로 학력 격차와 사교육 의존도가 커져 전면등교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유·초·중등학교의 단계적 등교 확대를 추진하겠다"면서 추석 연휴 전에 밝힌 전면 등교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달에도 10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의 전면 등교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학교와 학원가에서 집단 감염이 늘고 있지만,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코로나가 촉발한 '학력 격차'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로 개학이 밀리고, 대면 수업이 축소되자 우려했던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통계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의 학습 흥미도와 자신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학생과 학부모, 교원 10명 중 7명은 코로나로 학력 격차가 벌어지고 사교육 의존도는 높아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전국 학생·학부모·교원 2만25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중 71.1%가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심화했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사교육 의존 경향이 심해졌다고 답한 응답자도 70.7%에 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북 경주 지역 학부모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은 "아이가 '학교 수업은 비정상적인데, 시험은 절대 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학원에 기대고 있다. 공교육은 무너졌고, 사교육은 점점 필수가 된 시대가 허탈하다"고 말했다. '공교육 붕괴, 사교육 의존'이라는 교육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교육 기회가 적은 취약 계층 학생들의 피해는 더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성적 중간층이 사라지고 하위층이 늘어나는 학력 양극화도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 4월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국어·수학·영어 학업성취도 등급 분포를 비교한 결과, 중위권(B~D등급)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상위권(A등급)과 하위권(E등급)은 증가하면서 학생들의 성적 분포가 'M자형 곡선'을 그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 공교육 공백이 중위권 붕괴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학습 손실은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로 인한 학습 손실을 보충하지 못하면 개인 생애 소득과 국가 국내총생산(GDP)이 각 3%·1.5%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전면 등교를 하겠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하지만 학교가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라고 답한 이들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전면 등교 성패는 강화된 방역 조치를 비롯해 백신 접종률에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NPR에 따르면 12~17세 청소년 중 90%가 백신 접종을 마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8월 전면 등교를 시작한 뒤로 약 한 달 동안 학교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공중보건국은 "백신 접종은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이며, 이들의 코로나 감염 사례는 델타 변이 확산기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전면 등교 확대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만인 아이들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코로나19 감염 이후) 중증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중증화 비율을 보고 전면등교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16~17세 백신 접종은 오는 18일부터 시작한다. 12~15세 백신 접종은 다음 달 1일부터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조사하거나 접종자에게 혜택을 주는 등 차별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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