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현대 광주 조감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헤르초크&드뫼롱 설계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현대백화점이 광주를 떠난 지 15년 만에 '더현대 광주'로 돌아온다. 현대백화점 철수 이후 광주에서는 그간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이 양강 구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현대백화점 복귀로 다시 '빅3' 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전날 광주시청에서 '더현대 광주'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하고, 오는 10월 착공 후 2028년 상반기 중 개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더현대 광주는 연면적 27만2955㎡, 영업면적 10만890㎡에 지하 6층~지상 8층 규모의 초대형 복합쇼핑몰이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보다도 1.5배가량 크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는 "강기정 광주시장 등 광주시의 행정 지원으로 불과 1년 만에 모든 건축 허가가 마무리되며 착공을 눈앞에 뒀다"며 "전 세계 관광객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글로벌 랜드마크로 더현대 광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와 예술이 접목된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백화점의 광주 복귀는 그룹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에 빠졌던 송원백화점을 현대백화점으로 바꾸고 위탁경영을 했다. 그러나 백화점이 있던 광주역 인근 상권이 쇠퇴하고, 유동 인구가 상무지구 등으로 옮겨가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갔다. 결국 2013년 송원백화점이 이랜드리테일과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현대백화점은 광주에서 철수했다.

'더현대광주'가 들어설 옛 전남·일신방직 터 인근의 서구 광천사거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후 광주 지역은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주도해 왔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이 다시 광주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빅3 경쟁 구도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이 가세하면서 경쟁사인 신세계와 롯데도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백화점 확장을 포함한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복합화 사업 제안서를 최근 광주시에 제출했다.
백화점을 유스퀘어 문화관까지 확장해 백화점 규모가 3배가량 커진다. 내년 중 착공해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장 시점이 더현대 광주와 겹치는 만큼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도 복합쇼핑몰 전환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지난해 10월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를 통해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을 복합쇼핑몰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광주 수완점의 전환 시기나 개발 방식 등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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