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자의 투덜투덜] 부동산으로 커진 상실감 화천대유로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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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9-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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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나도 ‘화천대유’에 100만원만 투자하고 그걸로 집을 사고 싶다.”

지난 24일 저녁 친구와 저녁을 먹다가 나온 이야기다. 그는 서울지역에 아파트를 사려고 준비 중이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많이 올랐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화천대유에 100만원만 넣으면 10억원이니까 그걸로 집을 사면 되겠다”며 “너도 부동산 담당 기자니까 저런 사업 아는 게 없냐”고 물었다. 이번 화천대유 사건에서 많은 이익을 취한 인물 중 하나로 타사 기자가 거론되면서 걸어온 장난이다.

2030세대가 아파트를 ‘패닉바잉’ 하고 있다는 기사는 매일 나오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집을 살 수 없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값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지난달 까지 약 30% 가량 올랐다. 앞서 국민은 집값 상승으로 인한 상실감을 매 순간 느껴왔다. 

그러나 최근 화천대유 특혜 의혹을 보며 국민들은 더한 상실감에 빠져들었다. 여러 인물들이 투자금의 1000배의 수익을 얻었으며 화천대유에서 6년간 일한 곽병도 의원의 아들은 5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서초에서 직장을 다니는 31세 김모씨는 “집을 못 가져서 벼락거지가 된 줄 알았는데 사실 화천대유에 취업과 투자를 하지 못해 벼락거지가 된 것 이었다”며 “수익이 정말로 제대로 돌아간 것인지 수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가 연관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꼬리를 물며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나온 보도들을 종합하면 의혹과 정황만 존재할 뿐 아직은 법적인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았다.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해야 할 숙제가 하나 늘었다. 앞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을 잡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대신 다른 나라는 더 올랐다거나, 일부 투기세력이 부동산 시장을 교란했다는 변명을 내놨다.

이번 숙제는 사실 명확한 답이 없는 부동산시장 안정화보다는 조금 더 쉬울 수 있다. 이 사건을 조사해서 만약 사업 절차상 불법적인 개입이 있었다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 허술한 법과 제도를 이용한 합법적인 행위였다면 공영 개발사업의 수익이 투자자와 국민에게 각각 상식적인 선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개선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에만 관심이 쏠려 여야 간 '네가 잘못했다' 비방 대결만 벌이고, 제 허물을 감싸기 위해 노력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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