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위기, 암호화폐도 전염…비트코인 4만3000달러까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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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9-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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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총 2위 이더리움도 10% 하락

  • 암호화폐 전반 하락세 이어져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파산 우려가 글로벌 증시 악재로 등극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흔들고 있다. 

21일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8.03% 떨어진 4만3278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한 때 10% 이상 급락한 4만2669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도 일제히 급락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9.63% 떨어진 2996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코인당 5만달러를 돌파해 거래됐다. 그러나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시장에서 중기 가격 추이를 점치는 지표로 여겨지는 50일 이동평균 가격인 4만6514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CNBC방송은 "비트코인이 안전 자산으로서 가장 쓸모가 있다는 주장이 많지만 위험 자산 중에서도 종종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지고 있다"며 "올해 비트코인 랠리는 '리스크 온'(Risk-On·위험 자산 선호) 랠리와 함께 일어났다"고 전했다.
 

'파산 위기' 중국 헝다그룹이 건설한 베이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헝다 파산 임박, 23일이 채무 결제일
현재 중국 제2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은 약 3000억 달러(350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이번 주 23일 도래하는 8.25% 금리의 5년 만기 달러채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약 99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같은날 위안화 채권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의 쿠폰 만기도 도래한다.

채권 약관에 따르면 이자 지급을 못하면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된다. 만약 헝다그룹이 부채를 결제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취하지 않는 한 헝다그룹은 파산을 면할 수 없을 전망이다.

헝다 그룹의 부채위험은 1997년 부동산으로 시작된 사업영역을 금융, 헬스케어, 여행으로 과도하게 확장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금융 긴축으로 인해 유동성 위험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헝다 파산 글로벌 금융 경제 영향 얼마나 주나
헝다의 파산이 중국 금융시장에 체계적 위험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했다.

중국 증시가 중추절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 홍콩증시의 여파가 그대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 증시가 1% 이상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장중 10% 이상 하락했으며, 원유 가격도 1% 이상 떨어졌다.

중국 기업의 파산이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겠지만, FOMC 회의를 앞두고 긴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 9월 조정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헝다그룹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재무부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위험평가를 주로 포함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22일 연준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대해 어떤 신호를 줄지도 주목하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이번 점도표에서 더 많은 금리 인상을 가리킬 수 있어 매파적인 기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P500지수의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26을 넘어서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험회피 심리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6bp 이상 하락한 1.31%까지 떨어졌다.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은 올랐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S&P500지수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에너지가 3% 이상 떨어지고, 임의소비재, 금융주가 모두 2% 이상 떨어졌다. 기술주와 통신, 자재 관련주도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험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부동산 위험을 넘어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연결되는 최악의 금융위기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내년 2월 동계 올림픽 개최와 가을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경기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혼란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때문에 단기적으로 헝다 그룹사태가 파괴적인 디폴트 전염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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