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 대항하자…디지털 금융화에 생존전략 모색하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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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9-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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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화에 맞서 시중은행이 영업점을 가파른 속도로 줄이는 대신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생존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나섰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운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에 위협받자 올들어 대안 마련에 바빠지는 모양새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대비 올 1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은 18개 점포가 줄어 952개 점포만 남았다. 신한은행은 4개가 줄어든 856개, 하나은행은 3개가 줄어든 649개, 우리은행은 2개가 줄어 819개가 남았다. NH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지점을 2개 줄이는 대신 출장소를 2개 늘려 1122개로 같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100여개의 점포를 축소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40개를 없애기로 했으며, 국민은행은 30개, 우리은행도 17개 점포 폐점을 단행한다.
 

지난 3일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서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과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이들 은행은 몸집을 줄인 대신 디지털 사업 다각화를 통해 효율화 작업을 펼친다. 자체 디지털 점포를 내는가 하면, 전국 곳곳에 거미줄처럼 촘촘한 거점망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업체와 손잡는 식이다.

편의점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손잡고 '금융 특화 편의점'을 선보인다. 이달 말께 서울 송파구에 'CU×하나은행' 특화 편의점을 개설하고, 연내 추가로 2곳을 더 오픈한다.

편의점 안에는 금융 서비스를 위한 전용 공간 '하나은행 스마트 셀프존'이 별도로 마련된다. 이곳에서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텔러머신(STM)을 통해 간단한 입출금·송금은 물론 통장·체크카드·보안카드 발급 업무와 은행원 화상 상담까지 할 수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금융과 생활 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많은 손님들에게 일상 속에서 편리한 종합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하나은행은 이날 그룹웨어 솔루션 기업인 코비젼과 주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그룹웨어 솔루션 및 임직원 대상 맞춤형 비대면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룹웨어를 도입한 거래 기업의 임직원들은 영업점 방문 없이 하나은행의 'My브랜치'를 이용해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5월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내 강원도에 시범 점포를 내기로 했다. 은행 지점이 적은 격오지와 도서지역을 우선으로 금융 특화 편의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GS25와 GS프레시몰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주는 6개월짜리 콜라보 적금도 내놨다. 카카오뱅크가 이마트, 마켓컬리 등과 협업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26주 적금'과 같은 구조다.

신한은행은 이외에도 지난 7월 진옥동 은행장의 야심작 디지털 특화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열었다. 지난 10년 동안의 영업점 고객의 거래 현황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고객 맞춤형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서소문, 남동중앙금융센터, 신한PWM목동센터 3곳이 오픈했고, 이달 중 한양대학교 디지로그 브랜치도 연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여의도 신관에 'AI 체험존'을 마련하고 AI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AI 은행원을 통해 통장개설, 청약, 예적금, IRP, 대출이 가능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KB금융지주의 IT·데이터·비대면채널·고객상담플랫폼 등의 변혁을 꾀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직을 겸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빠르게 확산된 비대면 금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지점 유지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라면서 "과거에도 지점 통폐합은 임차료와 기타 부대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경비율 하락에 기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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